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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왕국’된 동작구의회···3선 김병기 측근이 장악하며 사건·사고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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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왕국’된 동작구의회···3선 김병기 측근이 장악하며 사건·사고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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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의회의 지난 8일 모습. 김태욱 기자

서울 동작구의회의 지난 8일 모습. 김태욱 기자


김병기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지난 21일 이지희 서울 동작구의원(부의장)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22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씨를 소환조사했다. 3000만원의 ‘정치헌금’ 등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에 등장하는 전·현직 동작구의원만 4명이다.

김 의원이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서울 동작갑 지역의 지난 10년 역사는 ‘김병기 왕국’을 건설하는 과정이었다. 김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있는 동안 지역구 구의회 의석은 차근차근 측근들이 차지했다. 그 과정에서 김 의원과 주변 구의원들이 연루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지희 전 배우자는 김병기 정무특보 출신···“배우자 ‘결격사유’로 대신 공천받았다”


지난 21일 경찰 조사를 받은 이지희 구의원(부의장)은 김 의원 배우자 이모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년 비례대표로 구의회에 입성한 뒤 김 의원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며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3000만원 정치헌금’을 받아 전달한 인물로 지목됐고 김 의원 차남의 대학 편입 청탁에 간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김병기 의원의 정치헌금 의혹에 연루된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이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김병기 의원의 정치헌금 의혹에 연루된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이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구의원은 자신의 전 배우자 김모씨가 소유한 동작구 마을버스 회사 임원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2018년부터 김 의원의 정무특보로 활동했고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지역 선거사무소장을 맡았다. 복수의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 구의원이 받은 공천은 그 배우자인 김씨에게 돌아갈 자리였다”며 “(김씨의) ‘결격사유’ 때문에” 이 구의원이 대신 받았다고 전했다.

이 구의원은 이혼하면서 이 마을버스 회사를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에는 이 구의원의 동생이 대표로 취임했다.

이지희 서울 동작구의원의 동생 이모씨가 대표로 있는 서울 동작구의 한 마을버스 회사의 지난 8일 모습. 김태욱 기자

이지희 서울 동작구의원의 동생 이모씨가 대표로 있는 서울 동작구의 한 마을버스 회사의 지난 8일 모습. 김태욱 기자


지역 최다선, 이지희 배우자와 선거기간 다투다 김병기 폭행 ···제명 뒤 지역구는 조진희에게


구의회 업무추진비 카드를 김 의원 배우자 이씨에게 제공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는 조진희 전 구의원도 2018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당선된다. 동작구 라선거구(신대방 1·2동)에서 초선에 성공한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지역 최다선이었던 김명기 전 구의원 지역구(동작구 나선거구·상도2·4동)에서 단수공천을 받아 재선했다.


국민의힘 동작갑 당협위원회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동작구 김병기 의원 지역사무실 인근에서 개최한 ‘김 의원 사퇴 촉구’ 집회 참가자들이 조진희 전 동작구의원·이지희 동작구의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태욱 기자

국민의힘 동작갑 당협위원회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동작구 김병기 의원 지역사무실 인근에서 개최한 ‘김 의원 사퇴 촉구’ 집회 참가자들이 조진희 전 동작구의원·이지희 동작구의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태욱 기자


김명기 전 구의원은 원래 민주당 소속이었는데 제명당해 2018년 무소속이 됐고 2022년 선거에서 지역구를 내줬다. 제명의 원인은 ‘김병기 의원 폭행사건’이었다. 2018년 지방선거 기간 후보자였던 김 전 구의원은 선거사무소장이던 이지희 당시 구의원 후보의 배우자 김씨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시비가 붙었다. 이 일로 당시 동작구 지역 민주당 선거운동이 중단됐고, 후보자 등 관계자들이 전원 선거사무실로 복귀했다. 김 전 구의원은 이 사무실에서 다시 지역위원장인 김 의원을 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민주당에서 제명됐다.

김 전 구의원은 당시 김 의원도 자신을 폭행했다고 고소했다. 그러나 현장 CC(폐쇄회로)TV가 녹화되지 않았고, 목격자들의 진술도 달라 김 의원의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다만 서울고법은 2021년 김 전 구의원 사건 2심에서 “누가 먼저 공격을 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피고인(김명기)과 김병기가 서로 싸웠고 보좌진이 말린 것은 확실하다”며 쌍방폭행을 인정하는 취지로 판결했다.

서울고법이 2021년 김명기 전 동작구의원의 김병기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 김 전 구의원과 김 의원 사이의 쌍방폭행 사실을 인정한 판결문. 서울고등법원 판결문 갈무리

서울고법이 2021년 김명기 전 동작구의원의 김병기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 김 전 구의원과 김 의원 사이의 쌍방폭행 사실을 인정한 판결문. 서울고등법원 판결문 갈무리


김 전 구의원은 “이 일 이후 (김 의원이) 다른 구의원들이 말도 못 붙이게 해 사실상 의회에서 ‘왕따’처럼 지냈다”며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든 기억”이라고 했다. 김 전 구의원의 자리는 조 전 구의원이 차지했다. 당시 조 전 구의원은 자신이 조합장으로 있던 지역주택조합 비리와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었지만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조 전 구의원은 당선 이후 유죄가 확정돼 법정구속됐다.



☞ [단독]동작구 전 구의원의 ‘수상한 건물’···“김병기 선거사무실로 집기 옮겼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080600061


‘정치 헌금’ 탄원서 쓴 구의원들 지역구도 측근으로 교체···돈 돌려받은 이후 공천 못 받아


초선때 비례대표였던 이지희 구의원도 2022년 동작구 다선거구(상도3동·대방동)에서 단수공천을 받아 재선한다. 이 지역구는 김 의원 측에 2000만원의 정치헌금을 건넸다가 돌려받았다는 탄원서를 쓴 김모 전 구의원의 지역구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에게 ‘공천 헌금’을 건넸다는 자백성 탄원서를 작성한 전직 구의원 김모씨가 지난 9일 서울경찰청 마포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에게 ‘공천 헌금’을 건넸다는 자백성 탄원서를 작성한 전직 구의원 김모씨가 지난 9일 서울경찰청 마포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 측에 1000만원을 줬다가 돌려받았다고 탄원서를 함께 쓴 전모 전 구의원도 2022년 지방선거에서 신모 구의원에게 자신의 지역구인 동작구 가선거구(노량진 1·2동)를 내줬다. 신 구의원은 김 의원의 정책특보 출신으로 최근 성비위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지역 주민이자 민주당 당원인 여성에게 성행위 요구를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난해 11월 구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탄원서를 쓴 김·전 전 구의원은 모두 김 의원 측근에게 자리를 내 줬다. 조 전 구의원이 지역구로 옮기며 비게 된 동작구 라선거구에는 2022년 김 의원의 비서관 출신인 이주현 구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아 당선된다. 이렇게 9대 동작구의회의 동작갑(동작구 가~라 선거구) 지역 민주당 구의원 4명은 모두 김 의원 측근으로 채워졌다.


김병기 측근 ‘구의회 장악’ 역풍도···의장 불신임·측근은 탈탕해 당적 옮겨


김 의원의 이런 구의회 장악은 역풍도 불렀다. ‘정치헌금 탄원서’를 쓴 두 전직 구의원은 김 의원 측에 돈을 줬다 돌려받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돈을 돌려받았다는 시기 이후 이들은 여야 합의로 내정됐던 구의회 의장·예결위원장 자리를 조 전 구의원·이 구의원에게 내줬다. 이 때문에 다른 구의원들 반발로 의회는 행정소송·의장 불신임 등 파행을 겪었다. 이 과정에 김 의원 배우자 이모씨가 개입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배우자 이모씨가 22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배우자 이모씨가 22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단독]전직 동작구의원들 “여야 합의까지 했는데 김병기·배우자 입김에 구의장 자리 바뀌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130600041


지역주택조합 비리 피고인 신분으로 당선됐던 조 전 구의원은 임기 중 유죄판결로 2024년 7월 의원직을 잃었다. 조 전 구의원 지역구에서는 지난해 4월 보궐선거로 송동석 구의원이 당선됐다. 그는 김 의원이 위원장이었던 민주당 동작구갑 지역위원회에서 청년위원장을 맡았다.

김 의원과 갈등 끝에 민주당을 탈당한 구의원도 있다. 김 의원 비서관 출신인 이주현 구의원은 지난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는 구의원 당선 이후 김 의원 지역사무실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무국장처럼 일해달라는 요구를 받아 김 의원과 갈등하다 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이 2016년부터 국회의원·민주당 지역위원장을 지내며 구의회는 점차 김 의원 측근들로 채워졌고 각종 사건·사고가 뒤따랐다. 측근 구의원 2명은 비위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최근 불거진 김 의원 의혹이 “시스템 에러가 아닌 휴먼 에러”라며 개인 일탈로 선을 그었지만, 현직 의원이 지역구 공천권을 틀어쥔 ‘시스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는 지난 19일 논평을 내 “(김 의원 의혹 등은) 명백한 시스템 에러”라며 “거대 양당의 폐쇄적인 공천 구조와 기득권 선거제도가 낳은 고질적인 정치부패”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암암리에 이뤄져 왔던 공천 거래를 근본적으로 타파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당은 공천 시스템 전면 개편과 지방선거제도 개혁에 즉각 나서라”고 요구했다.


☞ “국회의원 하나 때문에 구의회가 완전히 개판 됐다”…‘동작 스캔들’ 그는 왕이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180800041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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