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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먹구구로 돌아가는 글로벌 메가 허브, 불편은 승객 몫

조선비즈 양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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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먹구구로 돌아가는 글로벌 메가 허브, 불편은 승객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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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 이후로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에요”.

지난 20일 찾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에서 만난 보안 담당 관계자가 공항 운영 방침이 주먹구구라며 한 말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사용 터미널을 T2로 이전하면서 T2 혼잡도가 크게 늘었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존 직원들의 ‘특별 근무’가 합의된 다음 달 18일 이후에는 혼잡도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은 보안 영상 판독 근무자의 작업 관리 지침이 지켜지지 않을 정도로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이 터미널을 옮기면서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T2 근무자(887명)들의 부담이 급격히 늘었다. T1 근무자(1156명)들의 부담은 다소 줄었지만, 인력 충원이 이뤄진 것은 아니라 아랫돌 빼 윗돌 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보안 검색 직원들은 매일 특근에 시달리고 있다. 7조 4교대 형태로 근무하는 보안 직원들이 야간 근무(오후 6시~익일 오전 9시)에는 3시간 일찍 출근해 18시간을 일하고 있고, 비번인 날에도 오전 근무를 하는 식이다. T1 근무자들도 T2에 지원 근무를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T2 보안 검색대 34대 중 30%는 인력이 없어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보안 노조 측이 지난해 이러한 상황을 우려해 인력 150여명을 충원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보안 인력이 속한 인천국제공항보안의 증원을 위해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의 계약을 다시 맺어야 하는데, 공사는 증원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도 공항 혼잡 시간대(오전 5시~8시)에는 최대 600명이 줄을 설 수 있는 T2 출국장이 인파로 가득하다. 보안 검색대를 모두 가동하면 출국 수속이 더 빨라지겠지만, 이를 위한 증원은 요원한 상태다. 결국 이용객들이 한 시간 넘게 줄을 서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용객은 추가로 불편을 겪고 있다. 부족한 자동 수하물 수속 카운터로 인한 긴 수하물 수속 대기열이다. 이 역시 공사가 아시아나항공 이전에 맞춰 추가 설치하기로 했으나, 지연된 탓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16개의 자동 수하물 수속 카운터를 운영하고 있어, 43개의 자동 수하물 수속 카운터를 운영하는 대한항공에 비해 승객들의 위탁 수하물 처리 속도가 늦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승객들은 혼잡 시간대에는 대한항공 승객에 비해 짐 부치는 데 두 배 가량 시간이 든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T2 확장 개소 당시 “여객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해 국민의 자부심이 되는 공항을 만들겠다”고 했다. 지금의 T2 운영 방식이 글로벌 메가 허브라는 인천공항의 이름에 걸맞은지, 국민의 자부심이 되는 공항에 가까운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양범수 기자(tigerwat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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