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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당 수십억’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수주전 초읽기… 전운 감도는 방산업계

조선비즈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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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당 수십억’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수주전 초읽기… 전운 감도는 방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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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올해 안에 한국형 차세대 초음속 전투기 KF-21에 장착할 장거리 공대공(空對空·공중에서 공중으로 발사) 유도탄 체계 개발을 맡을 사업자 선정에 나선다.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은 공중에서 수백㎞ 떨어진 공중 표적을 타격하는 미사일로 가격이 비싼 고부가가치 무기에 속하기 때문에 국내 방위산업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군 당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올해 하반기쯤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 개발 사업을 발주할 계획이다. KF-21의 제공권 장악 능력을 높이고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의 제품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게 이 사업의 목적이다.

공군 F-15K 전투기가 지난해 한미연합 전투기 실사격 훈련에서 가상의 지상 표적을 향해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공군 제공

공군 F-15K 전투기가 지난해 한미연합 전투기 실사격 훈련에서 가상의 지상 표적을 향해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공군 제공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총 7535억원을 투입해 개발을 마무리하고, 2035년부터 1조1471억원을 들여 양산에 돌입하기로 의결했다.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만큼 부가가치가 높다.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표적을 타격할 추진력과 정밀 타격 능력, 적군의 통신·레이더 교란을 피할 수 있는 기능을 모두 갖춰야 한다.

군 당국은 이번에 개발할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의 성능이 유럽산(産) 미티어를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티어는 범유럽 미사일 개발업체인 MBDA가 만든 공대공 미사일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스페인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 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약 200㎞에 마하 4 이상의 속력을 갖췄으며, 한 발당 가격은 수십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KF-21 전투기. /공군 제공

KF-21 전투기. /공군 제공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이 고부가가치 사업에 속하는 만큼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방산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진행된 시작품(설계·기능을 검증하기 위한 초기 시제품) 개발 사업에도 여러 기업이 뛰어 들었다. 시작품 체계 종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정됐고, LIG넥스원과 현대로템은 시작품의 기체 구조·추진체 개발 과제를 따냈다. 한화시스템은 시작품 개발 단계에서 유도탄에 부착돼 목표물을 탐색하는 ‘씨커(Seeker)’의 개발을 맡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될 경우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과 실전 투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예로 7조8000억원을 들여 국산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KDDX 사업은 당초 2024년 상반기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었지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정치권 등이 가세하면서 2년 가까이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전력 공백의 우려도 나온다. KF-21의 전력화 마무리 시점은 2032년인데,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의 양산은 2035년부터 시작된다. 3년 간 외국산 유도탄을 사용해야 하는데, 수입에 차질을 빚을 경우 KF-21은 유도탄 없는 ‘반쪽 전력’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밖에 없다.

김지환 기자 (j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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