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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전 국가대표 결합 도박조직 검거···판돈 2조원 굴려

서울경제 부산=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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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전 국가대표 결합 도박조직 검거···판돈 2조원 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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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오피스텔 8곳 전전
‘양방 베팅’으로 36억 챙겨
사이트 운영자 배당금 받아


조직폭력배와 전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가 가담한 초대형 불법 도박 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았다. 이들은 수년간 24시간 도박판을 가동하며 2조원이 넘는 판돈을 굴려 수십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상습도박,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총책 A(40대) 씨 등 23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조직폭력배 2명을 포함한 7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부산 해운대구 일대 오피스텔을 사무실로 삼아 불법 도박사이트에 상시 접속해 도박을 벌였다. 이들이 취급한 누적 판돈은 2조1000억 원에 달하며, 범행을 통해 챙긴 수익은 약 36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조직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오피스텔 8곳을 옮겨 다니며 활동했고, 사무실에는 노트북 20여 대와 대포폰 45대를 구비해 사실상 ‘도박 작업장’을 운영했다. 조직원들은 주·야간 2교대로 투입돼 24시간 도박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의 핵심 수법은 이른바 ‘양방 베팅’이다. 여러 도박 사이트에 동시에 접속해 모든 경우의 수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결과와 상관없이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일당은 도박사이트 운영자와 사전 공모해 배당금 일부를 보장받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 내부 역할 분담도 치밀했다. A씨는 도박 자금 조달과 회원 관리, 사무실 임대 등 전반을 총괄했고, 부산 지역 조직폭력배 2명은 사무실 운영과 인력 관리를 맡았다. 특히 전직 국가대표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출신 인물은 자동 베팅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활용해 베팅을 전담하며 범행의 기술적 핵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해 2억7000만 원 상당의 기소 전 추징보전을 완료하고, 추가 범죄 수익과 은닉 자금에 대한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해외로 도주한 또 다른 총책 1명과 도박 사이트 운영 조직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폭이 불법 도박을 통해 조직 자금을 확보하고, 전직 국가대표 선수까지 범죄에 가담한 중대 사건”이라며 “도박 범죄가 단순 개인 일탈을 넘어 조직화·산업화되고 있는 만큼 끝까지 추적해 범죄 수익을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 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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