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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MHz] 이주민 270만 시대, '혐오' 대신 '공존'을 설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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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MHz] 이주민 270만 시대, '혐오' 대신 '공존'을 설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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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내 장기 거주 외국인 주민 수가 271만 명을 넘어섰다. 총인구 대비 5%를 돌파하며 우리 사회는 이미 '인종적 다양성'이 일상이 된 사회로 진입했다. 하지만 이주민과 난민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혐오와 차별, 그리고 제도적 사각지대 사이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OBS라디오 <굿모닝 OBS>에서는 김칠준 변호사(법무법인 다산)와 문병주 변호사가 출연해 이주민 및 난민 인권의 현주소와 제도적 과제를 집중 진단했다.

이주민은 낯선 이방인 아닌 '이웃이자 사회 구성원'

김칠준 변호사는 이제 이주민은 우리 일상과 경제를 함께 움직이는 이웃이라며, 특히 이들 중 81%가 일하고 배우는 젊은 세대라는 점에서 노동, 돌봄, 교육 등 사회 전반이 이들과 구조적으로 얽혀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우리'라는 틀 안에 가두거나 '너는 밖'이라고 선을 긋는 차별의 도구로 사용하기보다는, 이들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여 관리하고 통합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줄이는 원동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용어 사용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김 변호사는 '불법체류'라는 용어는 개인을 범죄자 이미지로 고정시키지만, 실제로는 비자 제도나 고용 구조상 발생하는 행정적 상태인 경우가 많다며, 사람이 아닌 객관적 상황을 설명하는 '미등록 이주민' 혹은 '체류 자격이 불안정한 상태'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건강보험 특혜 논란은 '오해'... 제도 밖 방치가 더 큰 비용 초래

이주민을 향한 대표적인 혐오 사례인 '건강보험 무임승차' 논란에 대해서도 명확한 사실관계가 제시됐다. 문병주 변호사는 "2023년 기준 외국인 건강보험은 수지 측면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들은 보험료를 내고 정당한 혜택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주민의 의료 접근권을 제한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 전체의 리스크를 키운다고 경고했다. 질병이 경증 단계에서 치료되지 못하고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경우, 그 부담은 결국 공공 의료와 공공 재정이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김칠준 변호사는 "의료는 미룰수록 비싸진다"며 이주민을 제도 안에서 관리하는 것은 인권의 문제이자 사회 전체의 총비용을 줄이는 관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노동 현장의 사각지대, '고용허가제'의 한계

노동 현장에서 이주민들이 겪는 인권 침해 문제도 다뤄졌다. 단속과 추방의 공포 때문에 산재를 당하고도 신고하지 못하는 현실이 지적됐다. 지난해 10월 대구 성서공단에서 단속을 피하려다 추락 사망한 베트남 청년 '뚜안' 씨 사례는 과잉 단속이 낳은 비극적인 단면으로 언급됐다.


문 변호사는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3회로 제한하는 현행 '고용허가제'의 위헌성 논란을 소개하며, "내국인 일자리 보호라는 명분이 노동권을 과도하게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의 소수 의견을 전했다. 노동 시장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권리를 깎는 방식이 아니라, 안전과 임금 기준을 함께 끌어올려 시장 전체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난민, 찬반 논쟁 넘어 '정착과 통합' 설계로

이주민과 더불어 난민 문제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와 2021년 아프가니스탄 특별 기여자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의 수용 역량을 점검했다.

김 변호사는 난민 수용 여부에 대한 찬반 논의에만 매몰되면 정작 중요한 '심사, 보호, 정착, 통합'의 설계가 늦어진다고 꼬집었다. 독일과 캐나다의 사례처럼 주거, 교육, 직업 훈련 등을 포함한 통합 관리가 적기에 이루어져야 지역 사회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난민 옹호 발언을 한 유명인이나 활동가에게 쏟아지는 "너네 집에 데려가라"식의 인신공격은 생산적인 공론화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지목됐다. 정책과 제도를 토론해야 할 자리에 혐오와 낙인이 들어서는 순간, 사회적 갈등은 음지로 숨어들어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온다는 경고다.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필수 과제

대담을 마무리하며 김 변호사는 한국은 이미 생산연령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리스크에 직면해 있으며, 이주민은 이를 보완하는 필수적인 존재라고 진단했다.

그는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한 가짜 뉴스 차단, 지역 기반의 현장형 통합 모델 구축, 사람을 낙인찍지 않는 사회적 규범 합의를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우리 선조들은 과거 외모와 언어가 다른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능력을 나누며 함께 살아온 경험이 있다"고 언급한 김 변호사는, 이제는 '막을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로 논의의 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비에스라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