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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전·월세 오르지” 서울 공급, 3년 만에 65% 급감[부동산360]

헤럴드경제 김희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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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전·월세 오르지” 서울 공급, 3년 만에 65% 급감[부동산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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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 착공 실적 2만2382호로 급감
빌라마저 ‘착공 부족’…수급 불일치 심화
민간임대사업자 죽이기 결과 전세난으로
서울 시내 빌라 단지의 모습. [연합]

서울 시내 빌라 단지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봄 이사철이 다가온 가운데, 토지거래허가제 등 규제 여파와 누적된 공급부족이 만나 전세난이 커지고 있다. 청년, 1인 가구 등이 대체재로 선택할 비아파트마저 3년 사이 착공 물량이 75% 급감하며 임차인들의 선택지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민간임대사업자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비아파트 인허가 및 착공 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2일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서울의 주택 착공 실적은 2만2382호(아파트 1만7755호, 비아파트 4627호)로 3년 전(6만3867호) 대비 65% 감소했다. 2021~2022년 6만호를 넘었던 이 실적은 ▷2023년 3만3730호 ▷2024년 2만6418호 ▷2025년 11월 2만2382호로 눈에 띄게 줄었다.

아파트 관련 사진. [헤럴드경제DB]

아파트 관련 사진. [헤럴드경제DB]



전세난의 배경 중 하나는 2023년부터 초과 수요가 지속해서 누적되고 있어서다. 아실 등 업계가 추정하는 연간 서울의 신규 주택 수요는 4만6000호 수준으로 연간 2만 가구가 넘는 주택 수급 불일치가 일어나고 있다. 서울의 주민등록인구는 2016년 993만명을 기록하며 1000만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해 기준 930만명 수준이다. 하지만 40%에 육박하는 1인 가구 비중을 비롯해 혼인 감소, 이혼 증가 등에 따른 가구 분화가 발생하며 인구가 줄어도 살 집이 부족한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주택가 모습. [연합]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주택가 모습. [연합]



문제는 이 같은 수급 불일치를 상쇄할 수 있는 비아파트 공급마저 급감했다는 점이다. 빌라는 인허가~착공~준공까지 1년이 채 걸리지 않아 청년, 서민의 주거 안정 및 아파트의 차선책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전세사기 여파 및 임대사업자 규제 등으로 비아파트 건설이 위축되면서 연립·다가구·다세대 등을 포함하는 이들의 착공 물량은 ▷2021년 2만6915호 ▷2022년 1만8973호 ▷2023년 6304호 ▷2024년 4597호 ▷2025년 11월 말 기준 4627호로 급감했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난해 11월 누적 비아파트 인허가 실적은 5975건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 시절 다주택자 특혜를 이유로 등록임대를 폐지하고 세제혜택을 축소한 결과 신규 등록임대 사업자 수가 2018년 3만명에서 2024년 2000명 수준으로 93% 급감한 결과다. 이 가운데 서울 내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지난해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들의 이주 수요(약20곳, 8300여가구, 지난해 9월 기준)까지 더해지며 임차 수요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무주택 서민들의 수요를 흡수할 임대주택 공급마저 원활하지 못해 경쟁률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2025년 3차 청년안심주택(공공임대) 경쟁률은 147.4:1(322세대 공급)로 1년 전 60.5:1(1044세대 공급) 대비 2배 넘게 올랐다. 아파트형으로 전세보증금이 수억원대인 미리내집(장기전세2)의 경우는 평균 경쟁률이 대출 규제 전 4월(제4차) 64.3 대 1이었지만 8월(제5차)에서는 39.7대1로 감소했다.


서울시는 공공임대주택 물량 확대 및 민간임대사업자 지원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하지만 물량 계획 상으로는 서울도시주택개발공사(SH)의 올해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 물량은 2만577호로 작년 2만4310호 대비 3733호 줄어들 예정이다. 여기에 6·27대책에서 정부가 정책대출마저 조이면서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할 수 없는 이들이 생기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는 임대보증금 분할 납부제를 도입해 보증금의 30%는 납부를 유예할 수 있도록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세포비아와 임대사업자 규제가 만나 오피스텔을 비롯해 다세대, 다가구 등 민간임대 활성화가 일어날 수 있는 구조가 수년간 깨져온 게 사실”이라며 “전세난 해결을 위해서 궁극적으로는 이 구조를 복원시킬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등록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후 건축 관련 규제 완화, 리츠 출자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8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인 맹그로브 신촌을 찾아 “지금 제도는 주택, 투기 세력, 민간 임대 사업자가 구분되지 않아 대출 제한에 걸려 사업 자체가 막힌다”며 “이 구조를 풀어야 한다”며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 또한 임대차 물량의 공급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임대차 물량을 나오게 하려면 임대사업자들에게 세제 혜택 등을 통해 공급자 역할을 하게끔 유도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비아파트 인식 개선과 더불어 임차인들 또한 선호가 바뀔 수 있도록 거래나 임대사업자 관련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 랩장은 “인센티브 대신 의무와 조건만 걸고 임대차 3법까지 강제되면서 비아파트 쪽 물량도 나오기가 어려운 구조가 굳어진 것”이라며 “전세난의 현실적인 해법은 인위적인 규제를 최소화하고 임대사업자들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