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범 전 헌법연구관. 2023.3.23./뉴스1 |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이진관 판사가 판결문 낭독 도중 “무장한 군인에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의 용기”라고 말하다 ‘울컥’한 장면이 화제가 된 가운데, 노희범 전 헌법연구관은 22일 “저도 코끝이 찡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노 전 연구관은 이날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인터뷰’에서 “저도 그 장면을 텔레비전을 통해서 봤다. 그 순간 12.3 비상계엄 당일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서 군경을 저지하려고 나섰던 많은 시민들의 영상이 다시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진관 재판장뿐만 아니라 모든 대한민국에 국민들이 느꼈던 감정이 아닌가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법원이 1심에서 한 전 총리에 대해서 특검의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 23년을 선고한 것을 두고 “예상 외로 아주 중형이 선고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1949년생의 고령인 한 전 총리의 나이를 언급하면서 “피고인 개인으로는 사실상 평생 감옥에서 있어야 된다는 결론이 되기 때문에 무기징역에 가깝다”고 했다.
이 판사가 “12·3 내란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자인 윤석열과 그 추종 세력 등 위로부터의 내란, 즉 친위 쿠데타”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노 전 연구관은 “다음 달 19일 판결 선고가 예정돼있는 윤 전 대통령의 판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란죄 우두머리 혐의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 무기금고가 법정형이다. 감경 사유가 없다면 최소 무기징역형이 선고될 것이고 그래서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체포 방해죄에 대한 판결 선고에서도 본 것처럼 과연 감형 사유가 인정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죄를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고 지금도 비상계엄 자체를 ‘경고성 계엄’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한 전 총리 판결의 양형 사유와 비교해 보면 가장 무거운 중형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 내란 재판 1심을 담당하고 있는 지귀연 재판부에 대해서는 “재판장마다, 재판에 참여하는 특검이나 변호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재판의 진행 방식이 동일할 수는 없다”면서도 “재판 과정이 다소 혼란스럽고 일반 국민들이 ‘재판이 이렇게 너무 느슨하게 진행되는 것이 맞는가’라는 비판이 많이 있었다는 점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어제 한 전 총리 재판에서 ‘12.3 비상계엄이 명백히 형법 87조에 내란 범죄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중요임무 종사로 한 전 총리가 처벌됐기 때문에 내란을 주도하고 실제로 일으킨 윤 전 대통령의 수괴 혐의가 부인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며 “윤 전 대통령의 다음 달 재판에서 내란죄는 유죄로 인정되고 윤 전 대통령은 유죄 선고 가능성이 상당히 더 높아졌다. 항변할 수 있는 근거나 논거들이 다 무력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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