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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없는 '24시간 거래' 속도전...노조·증권사·개미 모두 '부담'

메트로신문사 신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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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없는 '24시간 거래' 속도전...노조·증권사·개미 모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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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시간 24시간 연장, 현장은 준비 부족
글로벌 스탠다드 명분 vs 시장 현실 괴리
대형사도 고개 젓는데...중소형사는 '막막'
개미도 피곤...투자 편의보다 스트레스 우려

한국거래소가 거래시간을 최대 24시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공식화하자 노조와 증권업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인력·시스템 정비에 대한 부담과 투자 피로도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치적 쌓기'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거래시간 연장이 실질적인 시장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22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는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앞에서 한국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 철회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사무금융 노조는 "증권 거래시간 연장안은 증권 노동자와 금융투자자를 넘어 증권 유관기관 및 금융투자업 전체 노동자를 희생양 삼는 일"이라며 한국거래소가 지금의 방향성을 유지할 경우, 정 이사장의 퇴출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시간 연장이 정 이사장의 치적을 위해 강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한국거래소는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진행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기관 업무보고'에서 거래시간 연장안과 관련된 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호가가 이전되지 않는 프리마켓(오전 7시~8시), 애프터마켓(오후 4시~8시) 개설을 추진하기로 하고, 현행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6시간 30분인 거래시간을 6월부터는 12시간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다음날인 13일에는 보도 참고 자료를 통해 2027년 12월을 목표로 24시간 거래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거래소는 홈트레이딩서비스·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HTS·MTS) 등 온라인 주문으로만 제한해 노무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다만 노조 측에서는 현실성 없는 대안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거래소가 거래시간 연장을 공식화하는 과정에서 노조와 협의를 거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자본시장 내에서 한국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을 반가워하는 곳은 찾기 힘들다.

증권사들은 준비되지 않은 인력과 시스템 정비를 통해 속도를 맞춰 나가야 하는 부담이 존재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설문조사 등을 진행한 건 맞지만 대형사들도 반응이 긍정적인 편은 아니었다"며 "전산 장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인력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인 동시에, 시간도 빠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고 일어나니 청산 당한 코인과 비슷한 흐름으로 흘러간다는 인식이 존재할 텐데, 관련 업계의 노무 부담만 증가시킬 수 있다고"고 봤다.

중소형사들의 고민은 더 크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 대비 중소형사는 인력과 비용적인 여건이 부족하고, 실질적으로 한국거래소가 말한 날짜에 맞춰 준비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당시에도 중소형사들은 실질 거래량이 높지 않아 투입된 자원 대비 효율이 적었다. 이번에는 더더욱 바로 참여할 수 있는 중소형사가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개미들도 24시간 거래는 피곤..."韓 자본시장 매력도 먼저 올려야"


한국거래소는 증시 개장을 오전 7시로 앞당기는 것에 대해서는 잠재 거래수요를 추가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수요를 더욱 반영하고, 편의성을 제고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개미(개인 투자자) 역시 거래시간 연장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개인 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공식 카페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식 거래 시간 연장 찬반 여부' 투표에 따르면, 투표에 참여한 회원의 80% 이상이 반대에 표를 던지고 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거래시간 연장으로 인한 투자자의 편의성 제고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인 하루 24시간 중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에 쏟게 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스트레스의 가중, 삶의 질 저하 등의 우려가 존재한다"며 개인 투자자들도 크게 반기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정 대표는 "한국거래소가 미국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라가려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수익성 증대 차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우리나라 자본시장은 아직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고, 불공정거래·중복 상장 등 잔재하는 후진적 요소를 걷어내는 것이 우선적"이라고 주장했다. 거래시간 연장은 '시기상조'라는 의미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거래시간 연장이 투자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맞지만, 계속 모니터링 해야 하는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에 삶의 질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며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환율 안정, 투자 수익률 지속 상승,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세제 혜택 강화 등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식 거래시간 연장은 글로벌 흐름에 대응하고, 유동성을 활성화하기 위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적 논의와 적합한 시장 환경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거래시간을 연장할 경우, 시장 유동성이 시간대별로 분산됨으로써 가격왜곡이 나타날 수 있고 시장 전체적으로는 가격발견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제고해하고, 관련 제도를 보완해 시장 안정성을 위한 인프라도 보강해야 한다"고 짚었다.

다만 그럼에도 국내 주식시장 역시 거래시간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거래시간을 연장할 경우 국내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향상함으로써 시장 유동성을 증대시켜 시장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며 "미국처럼 거래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