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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돔’이 뭐길래…트럼프는 정말 그린란드가 꼭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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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돔’이 뭐길래…트럼프는 정말 그린란드가 꼭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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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으로 미사일 감지해 조기 요격하는 구상
아이언 돔에서 따온 미사일 방어망 프로젝트
러·중 발사 땐 그린란드 상공 통과 가능성 커
트럼프 “미국·세계 안보 모두 좋은 일” 언급
전문가 “우주서 요격···그린란드일 필요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백악관에서 골든 돔 프로젝트 구상안을 설명하고 있다. 백악관 소셜미디어 계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백악관에서 골든 돔 프로젝트 구상안을 설명하고 있다. 백악관 소셜미디어 계정


그린란드 영토 소유권을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환상적인 합의 틀”을 마련했다면서, 미국의 그린란드 광물 채굴은 물론 ‘골든 돔’ 구축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과 세계 안보 모두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골든 돔’을 꼽아왔다. 그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도 그린란드는 ‘골든 돔’ 프로젝트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면서, “골든 돔이 지어지면 캐나다까지 혜택을 보게 될 것이므로, 캐나다는 우리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방공 전문가들은 골든 돔이 우주 위성으로 탄도 미사일 움직임을 감지해 발사 직후 조기 요격하는 구상이란 점에서, 그린란드가 왜 반드시 필요하단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골든 돔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발표한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 프로젝트로,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스라엘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인 ‘아이언 돔’에서 따온 것이다. 우주 기반 센서와 차세대 요격 기술로 세계 반대편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이라도 요격해 떨어뜨려서 미국 본토를 방어한다는 구상이다. 기존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는 북·중·러가 개발 중인 초음속 미사일 등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방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미국 내에서도 넓게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나 중국이 미국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경우, 상당수는 그린란드 상공을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골든 돔을 위해 그린란드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이 지역에 미사일 감지 시설과 장비를 추가로 배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에 피투피크 우주 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 ‘툴레 공군 기지’로 불렸던 이곳은 1951년 건설됐다. 미국 최북단 군사시설인 이 기지에는 거대한 사다리꼴 형태의 레이더가 설치돼 있어, 미 영토를 향한 미사일 공격을 탐지하고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미국은 1951년 덴마크와 맺은 협정에 따라 필요하면 얼마든지 그린란드에 군사시설을 확대할 수 있다. 2004년 한차례 개정된 이 협정은 미국이 그린란드 전역에 걸쳐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설치하고, 유지하며,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원하는 만큼 “병력을 주둔”할 수 있으며, “선박·항공기·수상 운송 수단의 착륙, 이륙, 정박, 계류, 이동 및 운항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린란드의 피투피크 우주 기지.  AFP연합뉴스

그린란드의 피투피크 우주 기지. AFP연합뉴스


무엇보다 방공 전문가들은 골든 돔 구상의 핵심 요소가 ‘우주 공간에 배치된 위성 군집에 기반한 조기 경보 시스템’이란 점에서, 왜 그린란드가 골든 돔에 꼭 필요하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단거리 미사일 요격 시스템인 아이언 돔과 북·중·러의 ICBM을 요격해야 하는 골든 돔은 흔히 “카약과 전함”의 차이로 비유된다. 우주로 솟구쳐 올라 초음속으로 낙하하는 ICBM을 막기 위해서는, 우주 위성으로 미사일 발사를 최대한 빨리 탐지해 조기 요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독일국제안보문제연구소(SWP)의 국방 전문가인 리비우 호로비츠는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요격체도 우주에서 발사될 것”이라며 “골든 돔의 핵심 시스템 대부분이 지구 상공에 위치하게 될 텐데 왜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전혀 모르겠다”고 프랑스24에 말했다.


게다가 미 국방부가 골든 돔 지상 기지를 추가로 구축하기 위해 이미 선정해 놓은 부지 목록에도 그린란드는 애초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미 국방부는 덴마크와의 협정에 따라 그린란드 부지를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음에도, 뉴욕주 북부 포트 드럼 군사기지에 요격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2500만달러의 예산을 배정해 놓았다.

골든 돔은 지난해 처음 구상안이 발표될 때부터 엄청난 비용에 비해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우려를 샀다. 트럼프 행정부는 골든 돔에 필요한 우주 기반 센서, 첨단 요격 미사일 등을 구축하는 데 약 1750억달러(약 257조원)의 예산이 들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미 의회예산국은 지난해 5월 보고서에서 20년간 1610억~542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까지 골든 돔은 여전히 구상 단계에 불과하다. 미 연방 상·하원 예산위원회는 골든 돔에 230억달러를 배정한 2026 회계연도 국방 예산안에 대해 “국방부가 골든 돔 예산의 타당성과 세부 내역을 제공하지 않아 프로젝트에 대한 감독을 수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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