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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달러 마케팅 자제령'에도… SC제일銀 "24시간 무제한 거래" 엇박자

뉴스웨이 문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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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달러 마케팅 자제령'에도… SC제일銀 "24시간 무제한 거래"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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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그래픽=박혜수 기자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중후반을 넘는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달러 마케팅 자제령'을 내렸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에 발맞춰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역환전' 혜택을 강화하며 환율 안정에 동참하는 가운데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오히려 외환 거래 접근성을 대폭 높이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일각에서는 SC제일은행이 당국의 기조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주요 시중은행 외환 담당 임원들을 긴급 소집해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마케팅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대신 보유한 외화 예금을 원화로 바꿀 때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의 투기성 달러 수요를 억제하고 기업과 개인이 보유한 달러를 시장에 내놓도록 유도해 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기존의 달러 매수 우대 이벤트를 축소하고 고객이 보유한 달러를 원화로 되팔도록 유도하는 '역환전' 프로모션을 내놓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외화 체인지업 예금' 등에 예치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경우 환전 수수료를 90% 우대해주기로 했다. 또 해당 자금으로 원화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0.1%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도 해외에서 달러 수익을 올리는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를 타깃으로 역환전 유도에 나섰다. 이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때 최대 100%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당국의 기조 속에 달러 매수를 권장하는 홍보를 자제하고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반면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이 당국의 기조와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일 모바일뱅킹 앱을 통해 평일과 휴일 구분 없이 365일 24시간 실시간으로 외환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서비스는 주요 통화인 미국 달러(USD) 등을 언제 어디서나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거래 한도다. 개인별 이체 한도 내에서라면 별도의 거래 금액 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매매가 가능하다.

SC제일은행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시간 환율 대응에 대한 고객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이번 서비스는 고객이 시간 제약 없이 외화 자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혁신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고환율을 잡기 위해 '달러 사재기' 심리를 누르고 있는 시점에 시간과 한도의 제약을 푼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환율 변동성이 극심한 야간이나 주말에도 제한 없이 달러를 사들일 수 있게 함으로써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달러 마케팅 자제를 권고하고 며칠 되지 않아 24시간 무제한 거래라는 점을 앞세워 홍보한 점은 타이밍이 아쉽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중은행 대비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여파가 크지 않을 거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다만 SC제일은행의 '365일 24시간 실시간 외환거래 서비스'가 정부의 방향성과 틀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4시간 실시간 외환거래는 정부가 원하는 방향"이라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소비자들이 외국 자본 등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의 주요 정책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SC제일은행이 해당 서비스를 마련하기 위해 오랜 공을 들였을 것이고 서비스를 오픈한 만큼 홍보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고환율 기조 속에서 은행권에 달러의 원화 환전 시 인센티브 방안 등을 통해 외화예금 등에 대한 과도한 영업 자제를 당부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한 고위 관계자는 "현물환 시장에서 수급 불균형이 심한 부분은 경제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기에 은행들도 같이 한 번 고민해보자고 논의를 많이 했다"며 "해당 서비스는 소비자 입장에서 편의를 개선하기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국 입장에서 특정 은행의 움직임을 두고 어떻다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문성주 기자 moonsj7092@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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