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마켓]
/로이터=뉴스1 |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가 식품업체 크래프트 하인즈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등록 절차를 마쳤다. 지난 60년간 버크셔를 이끈 워런 버핏이 CEO(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난 지 3주만이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투자 실수로 여겨지는 사례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스(FT)·CNBC 등에 따르면 버크셔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크래프트 하인즈 주식 매각을 위한 투자설명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버크셔는 크래프트 하인즈 주식 3억2560만주를 보유한 지분율 27.5%의 최대 주주다.
버크셔의 크래프트 하인즈 주식 매각설은 지난해부터 제기됐었다. 다만 이번 서류 제출은 버크셔가 반드시 보유 주식을 매각한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보유 지분을 정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크래프트 하인즈 측도 "이번 공시가 버크셔가 반드시 주식을 매각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크래프트 하인즈 주식은 이날 장중 한때 7.5% 폭락하는 등 버크셔의 공시에 크게 흔들렸다. 종가는 전일 대비 5.72% 떨어진 22.4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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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주도한 버핏 "잘못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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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전 버크셔 해서웨이 CEO /AFPBBNews=뉴스1 |
크래프트 하인즈는 2015년 대형 식품업체 '크래프트'와 케첩으로 잘 알려진 '하인즈'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버핏은 2013년 투자그룹 3G캐피털과 함께 하인즈를 인수했으며 2년 뒤 크래프트와 합병하는 과정을 주도했다. 회사의 탄생부터 버핏의 작품인 셈이다. 초기엔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성과는 좋지 못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식습관이 변화하면서 크래프트하인즈는 실적 부진에 빠졌다. 주가는 지난 10년 동안 66% 이상 추락했다. 버핏 역시 2019년 "버크셔가 크래프트 하인즈를 인수할 당시 과도한 금액을 지불했다. 몇 가지 잘못된 판단이 있었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도 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계속된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지난해 9월 사업 분할을 결정했다. 미국 내 가공식품 부문과 해외 소스 사업 등 2개로 분리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버핏이 10년 전 추진했던 대형 인수합병 이전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버핏은 "회사 분할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것"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낸 바 있다.
버크셔의 이번 행보는 버핏의 드문 투자 실패를 과감히 정리하려는 '버핏 후계자'의 의지로 보인다.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신임 CEO(최고경영자)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모닝스타의 그레고리 워런 수석 분석가는 "이번 매각 신청 등록은 에이블 CEO가 재임 초기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핏은 지난해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은퇴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이후 버크셔의 비보험 사업 총괄 부회장직을 맡고 있던 에이블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다. 에이블 CEO는 지난 1일 공식 취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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