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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은 몸이 보내는 구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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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은 몸이 보내는 구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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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운동은 투자다 l 운동하는데도 왜 몸은 불편한가

1호선 서울역 승강장에서 서울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1호선 서울역 승강장에서 서울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운동하고 있는데도 몸이 불편하다는 말에는 묘한 모순이 섞여 있다.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자책도 아니고 아예 방치했다는 고백도 아니다. 오히려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래서 이 질문은 단순한 건강 상담이 아니라 인식에 대한 혼란에 가깝다.

많은 사람이 운동을 시작하며 암묵적으로 기대하는 것이 있다. 운동하면 몸은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땀을 흘리고, 숨이 차고, 일정 시간을 들이면 불편함은 서서히 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운동을 시작한 이후에도 어깨는 여전히 뻣뻣하고 허리는 계속 아프고 무릎이나 목 부위의 불편함은 여전하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사람들은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내가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아서 그런가’ ‘운동 강도가 약한가’ 하고 말이다.

현장에서 보면 이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이 아니라 이미 일정한 루틴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주 몇 차례 헬스장에 가고, 러닝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한다. 문제는 운동을 하는지가 아니라 운동을 어떤 개념으로 받아들이는지다. 많은 사람이 운동을 하루의 끝에 추가하는 ‘보충 활동’으로 생각한다. 하루 동안의 생활과는 분리된, 따로 시간을 내서 해야 하는 추가 노동처럼 말이다.

그러나 몸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고 제한된 자세와 동선 속에서 지낸 몸은 이미 특정한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그 위에 운동이라는 자극을 얹는다고 해서 몸을 쓰는 기본 구조까지 함께 바뀌지 않는다. 움직임의 양은 늘었지만 몸을 사용하는 방식은 그대로 남는다. 그래서 운동해도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된다.

운동은 원래 힘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이 오해를 강화한다. 땀이 많이 나고, 숨이 차고, 다음날 근육통이 심하면 ‘운동을 제대로 했다’고 안도한다. 하지만 몸의 입장에서 보면 이 기준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이미 지쳐 있는 관절과 굳어진 움직임에 더 강한 자극을 반복하는 것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회복보다 소모가 앞서는 경우도 많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몸은 특히 그렇다. 서울의 일상은 효율적이지만 단조롭다. 긴 좌식 시간, 반복되는 동선, 제한된 움직임 등. 이런 환경에서 만들어진 몸은 이미 특정 패턴에 고정돼 있다. 그 상태로 운동을 시작하면 몸은 새로운 움직임을 배우기보다 기존 패턴을 더 강화하려 한다. 달리기해도 무릎이 계속 불편하고, 근력 운동을 해도 허리 부담이 줄지 않는 이유다. 운동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라 몸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반복되고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새로운 운동 프로그램이 아니다. 먼저 멈추고 지금의 몸 상태를 다시 읽는 일이다. 이 불편함이 운동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이미 과하게 사용한 결과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운동을 더 하는 대신 기준을 낮추고, 강도를 올리기 전에 방향을 정렬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몸을 바꾸는 해답은 지금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운동은 기술이 아니라 관리다. 운동을 하고 있는데도 몸이 불편하다면 그것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기준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몸이 보내는 구조 신호에 가깝다. 이 신호를 무시한 채 운동량만 늘리면 몸은 소모된다. 관리를 위해 몸은 늘 신호를 보낸다. 다만 우리는 그 신호를 참아야 하는 과정으로 오해해왔을 뿐이다. 운동은 더 열심히 하기 전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다음 회차에서는 같은 일상을 살아도 유독 덜 아픈 사람들의 공통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몸을 투자 자산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운동을 다르게 하기보다 몸을 바라보는 기준부터 다르게 세우고 있다.

박태윤 힐앤필PT&필라테스 대표 leo9807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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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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