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에어 마이클 오리어리 CEO가 21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AP연합뉴스 |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회사 인수는 유럽연합 규정상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두 사람은 최근 온라인을 통해 서로를 “바보”라고 부르며 공개 설전을 벌여왔다. 이에 머스크가 라이언에어를 인수해 CEO를 교체하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오리어리는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머스크를 저격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리어리는 이날 라이언에어 본사가 있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EU 규정상 비유럽 시민은 유럽 항공사의 지분 절반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고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미국 복수 국적자인 머스크는 라이언에어 지분의 과반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오리어리는 이어 “만약 머스크가 라이언에어에 투자하고 싶다면 매우 좋은 투자가 될 것”이라며 “확실한 건 그가 엑스(X·옛 트위터)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는 훨씬 더 나은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머스크 덕분에 지난 5일 동안 예약이 2∼3% 늘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직원들이 X 사무실을 방문해 머스크에게 감사의 의미로 라이언에어 항공권을 무료로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라이언에어는 이번 논란을 홍보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머스크의 캐리커처가 담긴 홍보물을 이용해 10만 좌석을 16.99유로(약 3만원)에 판매하는 ‘바보를 위한 특가 세일’을 시작했다.
오리어리는 또 머스크의 발언이 전혀 모욕적이지 않다며 집에 있는 10대 딸들에게도 종종 ‘바보’ 소리를 듣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라이언에어 매출을 늘릴 수 있다면 하루 종일 욕을 들어도 괜찮다”고 했다.
라이언에어 마이클 오리어리 CEO가 21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오리어리는 1994년부터 CEO를 맡으며 라이언에어를 유럽 최대 항공사로 성장시켰다. 라이언에어의 시가총액은 약 300억유로(약 52조원)다.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의 순자산은 7690억달러(약 1129조원)로 추정된다.
평소 도발적인 발언으로 유명한 두 사람의 갈등은 오리어리가 “라이언에어 항공기에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를 설치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항공기 외부 안테나를 설치하면 공기 저항이 증가해 연간 최대 2억5000만달러(약 3650억원)의 추가 연료비가 들 것이며 항공권 비용이 오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자 머스크는 “잘못된 정보”라고 반박했고, 오리어리는 지난 16일 아일랜드 라디오에 출연해 “머스크에게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는 돈만 많은 바보”라며 머스크가 비행과 항력에 대해 아는 건 하나도 없다고도 했다.
발끈한 머스크는 라이언에어의 공식 X 계정에 “마이클 오리어리는 해고할 필요가 있다”며 “이 메시지를 그가 꼭 보게 하라”고 적었다. 머스크는 또 “너(라이언에어)를 인수하는 데 얼마나 들까?” “‘라이언’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을 라이언에어 CEO로 세우고 싶다. 그것이 너의 운명”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2017년 당시 트위터 인수 계획을 시사한 뒤 5년 후 실제로 회사를 인수한 바 있어 이 발언은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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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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