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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시대] 외인 실탄 남았는데 연기금까지... 5000선 밀어올리는 큰 손들

조선비즈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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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시대] 외인 실탄 남았는데 연기금까지... 5000선 밀어올리는 큰 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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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개장 이후 불과 15거래일 만에 코스피지수가 5000포인트를 돌파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강세장과 비교하면 외국인 자금 유입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이 과거 강세장만큼 폭발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5000선 돌파가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과거 외국인 향방에만 좌우되던 ‘천수답 증시’ 구조에서 벗어나 국내 자금과 정책적 신뢰가 지수 견인의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외국인 수급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은 향후 지수의 추가 상승 동력을 뒷받침할 잠재적 요소로 꼽힌다.

즉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귀환할 경우 지수의 추가 상방 동력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로비에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장중 5000을 돌파하고 있다. /뉴스1

22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로비에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장중 5000을 돌파하고 있다. /뉴스1



22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1월 2일~21일) 코스피 시장에서 2조752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의 자금 유입은 변동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14거래일 중 13거래일 상승하는 동안 외국인은 8거래일만 순매수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강세장에 비하면 외국인 자금 유입은 아직 한참 못 미친다. 코스피 지수 1차 강세장이 시작됐던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들은 23조4730억원 순매수했다.


인공지능(AI) 버블론이 불거진 지난해 11월 한달 동안 외국인은 14조원을 쏟아내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12월부터 다시 2차 강세장이 찾아오며 매수 우위로 돌아섰으나 11월 순매도 규모와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시 오름세를 탄 원·달러환율이 외국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1482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정부의 강력한 구두개입과 외환시장 안정대책 발표로 일시적으로 1400원대 중반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환율은 다시 반등했다. 19일 기준 원·달러환율은 1470원대까지 올라선 상태다. 통상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외국인은 환손실 우려로 인해 국내 주식 매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장중 5000p를 넘으며 개장하고 있다. /뉴스1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장중 5000p를 넘으며 개장하고 있다. /뉴스1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은 올해 들어 5조733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특히 연기금은 1조1174억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의 이같은 행보는 국내 주식 비중이 사실상 관리 한도에 다다르며 기계적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정부가 ‘증시 활성화’를 중요 목표로 내세운 만큼 연기금 자금이 향후 국내 증시에 더 적극적으로 유입될 여지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최근 국내 주가가 오르며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한도를 초과했는데, 이것을 계속 팔아야 하느냐”며 “국민연금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발언하며 사실상 국내 주식 비중 확대를 언급했다.


다만 당정이 이르면 이달 중으로 발표할 예정인 ‘퇴직연금 기금화’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퇴직연금 기금화는 개별 금융사가 운용하던 퇴직연금을 큰 기금으로 모아 운용하는 것이다. 국가가 주도해 퇴직연금 기금을 운용하게 되면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자금이 휘둘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이 저물어가는 12월의 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에 불이 밝혀져 있다.  /뉴스1

2025년 을사년(乙巳年)이 저물어가는 12월의 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에 불이 밝혀져 있다. /뉴스1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급등하는 추세에 섣불리 올라타기보다 적절한 차익실현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개인은 이 기간 동안 3230억원을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다만 개인의 직접 투자 외에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한 간접 투자 비중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관 투자자 중 금융투자의 매매 데이터에는 ETF 거래 물량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통한 개인의 간접 유입 효과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지수와 동행하는 순매수 주체는 금융투자”라며 “금융투자 수급에 영향을 주는 첫번째 요인은 ETF 신규 설정에 따른 유동성 공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의 ETF 우회 간접투자 증가와 예탁금 증가가 코스피 5000 달성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기관 자금의 안정적인 유입에 더해 외국인 자금 수급이 이어져야 코스피 지수의 상승 추이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 원·달러 환율 안정은 외국인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기 위한 조건으로 꼽힌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가 역사적인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 외국인 순매수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특히 외국인 매수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가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환율과 미국 물가 흐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의 높은 변동성은 외국인 수급과 기업 실적 양면에 영향을 준다”며 “물가 안정이 확인되고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경우 원화 강세 전환과 함께 자금 유입이 더욱 강화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영 기자(j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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