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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되면 역적, 한국 가고 싶다”…우크라 생포 북한군 호소

조선비즈 염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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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되면 역적, 한국 가고 싶다”…우크라 생포 북한군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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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파병됐다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됐다.

러시아에 파병됐다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모씨(왼쪽)와 백모씨. 사진 MBC ‘PD수첩’ 캡처

러시아에 파병됐다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모씨(왼쪽)와 백모씨. 사진 MBC ‘PD수첩’ 캡처



지난 20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북한군 포로 리모(27)씨와 백모(22)씨의 현재 상황을 전했다. 인터뷰는 김영미 국제분쟁 전문 PD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현지 수감 시설에서 진행했다.

이들은 2024년 러시아에 파병돼 접경 지역인 쿠르스크 전투에 투입됐다가 지난해 1월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붙잡혔다. 당시 우크라이나 당국이 포로들의 인적 사항과 심문 영상을 공개하면서 국제사회에 처음 알려졌다.

리씨는 인터뷰에서 “한국에 가고 싶다는 의향은 확실하다”며 “하지만 실제로 갈 수 있을지는 계속 의문이다. 그럼에도 마음은 간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어머니가 살아계시는지도 모르겠다”며 “나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는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포로가 된 심정에 대해서는 “살아 있는 것이 불편하다”며 “포로가 되면 역적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라를 배반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전우들은 포로가 되지 않겠다며 자폭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며 “그때 죽지 못한 후회가 앞으로의 삶에서 수백 배로 돌아올 것 같다”고 했다.

함께 생포된 백씨도 “러시아 군인과 조선 군인은 다르다. 조선 군인은 포로가 될 수 없다고 배운다”며 “포로가 됐다는 것 자체가 죄”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으로 돌아가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백씨는 “포로가 돼 이렇게 구차하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교육받았다”면서도 “그래도 같은 사람인데 누가 죽고 싶겠느냐. 선택지가 없는 막다른 상황으로 몰리다 보니 그런 선택을 강요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이 아닌 한국으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의 부상 상태와 생포 당시 상황도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리씨는 전투 중 총탄이 팔을 관통하고 턱을 뚫는 중상을 입은 뒤 생포됐으며, 현재는 회복했지만 턱에 흉터가 남아 있다. 백씨는 드론 공격으로 다리를 크게 다쳐 철심을 박았고, 현재 목발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으로의 귀순 의사를 밝히는 친필 편지를 24일 탈북민단체 겨레얼통일연대가 공개했다./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으로의 귀순 의사를 밝히는 친필 편지를 24일 탈북민단체 겨레얼통일연대가 공개했다./연합뉴스



앞서 두 사람은 지난해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과의 면담 등을 통해 여러 차례 한국 귀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탈북민 단체 ‘겨레얼통일연대’가 이들이 한국행을 희망한다는 자필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정부는 북한군 포로를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고 있으며, 귀순 의사가 확인될 경우 전원 수용한다는 원칙에 따라 지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입장은 우크라이나 정부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현아 기자(y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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