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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 향해 오르던 은행권 예금 금리, 새해 들어서는 왜 떨어지나?

조선일보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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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 향해 오르던 은행권 예금 금리, 새해 들어서는 왜 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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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적극적으로 조달할 필요 없어진 은행
예대금리차 벌어질 듯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기. /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기. /연합뉴스


은행들이 작년 말 빠르게 올렸던 예금 금리를 연초 들어 조금씩 낮추고 있다. 작년 말과 올해 초 은행의 자금 조달 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았음에도, 영업 전략이 변하면서 예금 금리가 조정된 것이다. 정부의 고강도 가계 대출 규제 속에서 대출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어, 연초부터 예대금리차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2.8~2.85%로, 작년 말 금리 수준인 연 2.85~3%보다 0.05~0.15%포인트 하락했다. 당초 작년 10월 초까지만 해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5% 수준에 그쳤지만, 이후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되는 은행채 금리 등 시장 금리가 오르자 일제히 금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또 주식 시장 활황으로 은행에 묶어놨던 자금이 대거 주식 투자금으로 빠져 나가는 ‘머니 무브’가 발생하자, 은행들이 이에 대응해 예금 금리를 높인 영향도 컸다. 이에 은행 예금 금리가 연 3%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연초 들어서도 시장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고 주식 시장으로의 머니 무브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지만, 은행 예금 금리는 거꾸로 낮아지고 있다. 은행들은 “연말과 연초 자금 수요 차이를 반영했다”고 입을 모은다. 통상 연말에는 은행들이 실적 등을 강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 연말에 정기예금 만기가 몰려 있어, 재가입을 유도하려면 금리를 높게 쳐줘야 한다. 연초에는 이 같은 요인이 없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최근 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이탈이 은행권 움직임을 위축시킨 영향도 컸다. 은행에 쌓여 있는 돈이 많으면 예금을 적극적으로 받아서 충분히 굴린 뒤 고객에게 높은 이자를 지급할 유인이 있지만, 지금은 은행이 적극적으로 굴릴 만큼의 ‘실탄’이 확보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게다가 은행의 주요 지출 대상인 주택담보대출이 정부 기조에 맞춰 위축되면서, 돈 쓸 곳이 사라졌으니 돈을 당겨올 필요성도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시장 금리가 오르고, 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이탈이 은행에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여전하다. 은행들은 고금리 적금 상품이나 주식 시장과 연동된 지수연동예금(ELD)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이라는 안정성을 강조하는 수단으로는 자금 이탈을 막지 못해, 차라리 정기예금은 그대로 두고 고금리 특판 위주의 판매도 병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연초부터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격차를 뜻하는 예대금리차는 계속 벌어질 전망. 현재 5대 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23~6.53%로 금리 상단이 6% 중반대까지 올라선 상황이다.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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