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가 법원을 떠나며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42)가 일부 언론을 상대로 낸 사생활 침해 소송에서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호소했다.
21일(현지 시각)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이날 런던 고등법원에 출석해 선서한 뒤 증언석에 앉았다. 이 소송은 해리 왕자가 대중지 데일리메일 발행사인 ‘어소시에이티드 뉴스페이퍼스(ANL)’를 상대로 낸 것이다. 가수 엘튼 존과 배우 엘리자베스 헐리 등 다른 유명인들도 함께 참여했다.
해리 왕자는 “여기에 앉아 이 모든 걸 다시 겪어야 하고, 그들이 내게는 사생활에 대한 권리가 전혀 없다는 반론을 펼치는 건 역겨운 일”이라며 “끔찍한 경험이다. 그들은 내 아내의 삶을 완전히 비참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현지 매체들은 해리 왕자가 이 발언 도중 감정에 북받치는 듯 목소리를 떨었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는 2018년 미국 배우 메건 마클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이들 부부는 왕실 다른 가족과의 불화 끝에 2020년 독립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해리 왕자는 2023년 자서전 ‘스페어(Spare)’를 출간했고, 여기에서 찰스 3세, 형 윌리엄 왕세자, 형수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등과 빚은 여러 갈등을 상세히 폭로해 파장을 일으켰다.
해리 왕자는 “내 삶이 상업화되도록 개방된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며 “10대 때부터 (언론이) 내 사적인 삶의 모든 측면을 캐내고, 통화를 엿듣고,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내려 항공편을 추적하면서 내 삶은 상업화됐다”고 호소했다. 보도 직후 항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내가 속한 기관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앞선 서면 진술에서도 “일절 항의도, 설명도 하지 않는다는 게 왕실 기조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해리 왕자는 어머니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죽음부터 본인 가족의 미국 이주까지 모든 사건이 언론의 사생활 침해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대중지들을 상대로는 전화 도청이나 속임수로 빼돌린 문건 등 불법 취득한 정보로 사생활 침해 기사를 썼다며 잇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걸었다. 2023년 더선 등을 소유한 ‘뉴스 그룹 뉴스페이퍼스’(현 뉴스UK)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선 거액에 합의하며 사과를 받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