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올해까지 세 차례나 반출을 신청한 구글을 비롯해 국내 공간정보 산업을 확장하려는 미국 빅테크들로 인해 한국 고정밀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논의가 글로벌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을 두고 우리 정부도 신중론을 취하고 있는 만큼,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이하 협의체)'는 지도 해외 반출 여부에 대해 유보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디지털데일리>는 'K-로드-맵'을 통해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이 갖는 함의를 ▲정책·안보 ▲산업·경제 ▲사회·윤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해 보고, K-맵 산업에 대한 비전과 경쟁력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애플이 구글과 달리 한국에 서버를 뒀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고정밀지도 반출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공간정보업계는 관련 데이터에 대한 해외 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심의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을 기준으로 고정밀지도 해외 반출 논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국내공간정보업계는 애플의 요구에 대해 철저한 검증과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 문제와 관련해 "애플은 국내 서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글과 차이가 있다"며 해당 업체와의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2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을 기준으로 고정밀지도 해외 반출 논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국내공간정보업계는 애플의 요구에 대해 철저한 검증과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 문제와 관련해 "애플은 국내 서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글과 차이가 있다"며 해당 업체와의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지도 반출의 핵심은 안보 문제"라면서도 "구글과 애플은 조건이 다른데 애플은 국내 서버가 있고 구글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애플과 논의가 잘 정리된다면 (해당 사례를) 확대 적용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문제의식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의 발언은 구글과 달리 국내에 서버를 두고 있는 애플이 해당 서버에서 고정밀지도 관련 데이터를 처리한다면 지도 반출 허용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내 공간정보업계에서는 김 장관이 애플의 지도 반출 계획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서버 설치 불가 입장을 유지 중인 구글과 달리 애플은 국내 서버에서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가공 처리한 뒤 이를 해외 서버로 이전해 서비스하겠다는 것이 정확한 입장이다.
애플은 지난 8월 고정밀지도 반출 신청 당시 "국토지리정보원의 1:5000 수치지형도를 기반으로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 자체 조사한 데이터를 반영해 제작한 전국 대상 1:5000 수준의 상용 디지털 지도 데이터를 반출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애플은 "2012년 5월9일자로 대한측량협회의 성과심사를 필하였고 그 이후 변경사항에 대해서는 수정간행심사를 받아 보안 관련 우려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측량성과 국외반출 허가심사 운영규정 제3조 제1항과 제3항에 따르면 '기본측량성과 및 공공측량성과를 활용(편집·가공·추출 등)한 지도 등의 공간정보'도 국외반출 심사 대상이다.
즉 애플의 주장대로 티맵모빌리티의 가공 데이터가 보안상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해외 반출 여부에 있어서 심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애플은 "한국의 기본 지도정보는 국외로 반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데이터 개선작업을 수행할 수 없다"며 "전세계 12개 지역에 소재한 애플의 개발 데이터센터에 한국 지도정보를 저장하는 것이 이상적이나 한국 정부의 보안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 지도정보가 저장되는 장소를 한국·미국·싱가폴에 소재한 애플의 개발 데이터센터로 제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약속과 달리 해당 국가 외 데이터센터로 분산 저장하게 되면 한국 정부로서 이를 감독할 방법도 없거니와 행정력이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공간정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소재 서버(데이터센터)에서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저장·가공·제공까지 전부 이뤄져야 안보상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도 한국 정부의 실효적인 행정 조치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해외 서버로 이전될 경우 사후 관리의 어려움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토교통부의 공개제한 공간정보 보안심사 규정을 보면 해당 공간정보는 민간 기업 등이 물리적인 통제가 된 보호구역 내에서 외부인터넷망과 차단된 전용단말기를 통해서만 공개 가능한 정보로 가공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가공 이후에도 매년 정기적인 보안심사와 2년 주기의 갱신심사를 포함한 각종 후속 보안 절차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현재 국토지리정보원의 1:5000 고정밀 지도를 사용 중인 네이버·카카오·티맵 등 국내 업체의 경우 정부 당국으로부터 해당 규정에 따라 철저한 보안 심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해외 기업이 국내 서버를 거쳐 자사의 해외 서버로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전송해 서비스를 할 경우 해외 서버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형태의 가공과 수정에 대해 우리 정부의 감독권이 제대로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사후적으로 서비스 과정에서 위반 소지가 드러나더라도 해외 서버에서 이뤄진 행위에 대해 실질적 제재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쿠팡 사례에서 보듯 미국 정부와 의회가 지도 한국 정부의 제재 시도를 자국 테크기업에 대한 부당한 차별로 받아들일 경우 자칫 외교 통상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사업자의 경우 전용 단말기나 사업장 내 보호구역 지정 등 인적·물리적 보안 분야에 대해 두루 적합성 여부를 점검받고 있다"며 "국내 설치한 데이터센터를 통한 서비스 제공을 기본으로 하되 해외 소재 기업 역시도 보안심사 등 사후 관리 측면에서도 지속적이고 꾸준한 후속 절차에 대한 준수 여부가 담보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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