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필라델피아 J.T. 리얼무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SEN=이상학 객원기자] 어색한 재결합이다. 주전 포수에게 결별을 알렸으나 얼마 안 지나 급하게 계약했다. 다 잡은 FA 선수를 놓치면서 방향을 급선회한 결과다.
필라델피아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포수 J.T. 리얼무토(34)와 FA 재계약을 발표했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3년 4500만 달러로 매년 최대 500만 달러 인센티브가 추가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리얼무토는 “처음부터 내가 원했던 곳은 필라델피아였다. 마지막에 상황이 복잡해졌지만 다시 돌아와 기쁘다”면서도 “애매한 상황에 있었다. 내 생각에는 포수들이 계약과 연봉 측면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팀과 내가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이 달랐고, 협상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2014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데뷔한 뒤 2019년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된 리얼무토는 2021년 1월 5년 1억115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올스타 포수로 가치를 인정받았고, 지난해 타격 지표가 떨어졌으나 필라델피아와 무난하게 FA 재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필라델피아는 협상 초기 2년 계약을 제시하면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해가 바뀌어 1월이 되자 필라델피아는 다른 방향으로 틀었다. ‘FA 최대어’ 내야수 보 비셋에게 관심을 보였고, 협상 과정도 순조롭게 흘러갔다. 7년 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제시하며 비셋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리얼무토 에이전트인 CAA스포츠 맷 리카토에게 연락해 이 사실을 알렸다.
[사진] 뉴욕 메츠와 계약한 보 비셋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필라델피아로선 두 선수 모두 잡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비셋 영입을 확신하면서 리얼무토에게 먼저 결별을 통보했다. 나름의 배려였다. 동시에 리얼무토가 빠진 포수 자리도 대안을 준비하고 있었다. 미네소타 트윈스 포수 라이언 제퍼스를 트레이드로 데려오거나 안 되면 FA 빅터 카라티니를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FA 최대어’ 외야수 카일 터커를 노리던 뉴욕 메츠가 비셋을 ‘하이재킹’한 것이다. 터커가 LA 다저스를 택하자 메츠는 비셋으로 방향을 바꿔 3년 1억2600만 달러 계약을 제안했다. 장기 계약은 아니지만 연평균 금액을 크게 높인 조건으로 비셋의 마음을 바꿨고, 필라델피아는 다 잡은 대어를 빼앗겼다.
데이브 돔브로스키 필라델피아 야구운영사장은 “계약이 완전히 된 것은 아니지만 성사 직전까지 갔었다. 계약이 이뤄질 거라 믿었다”며 “한 대 맞은 기분이다. 그날은 정말 화가 났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구두 합의가 있었는지) 자세한 과정을 말할 순 없지만 우리는 계약이 성사될 거라 생각했다”고 아쉬워했다.
[사진] 필라델피아 데이브 돔브로스키 야구운영사장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결국 돔브로스키 사장은 리얼무토의 에이전트에게 다시 연락했다. 메츠와 비셋의 계약 합의 소식이 나온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후 몇 시간 만에 3년 4500만 달러 조건으로 리얼무토와 계약에 합의했다. 돔브로스키 사장은 “비셋과 계약이 마무리 단계인 것을 리얼무토 측에도 알렸다”며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때로는 어려운 상황에서 프로답게 일을 처리해야 할 때가 있다”고 돌아봤다.
리얼무토 입장에선 섭섭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팀에 남은 게 좋은 모양. 그는 “이번 오프시즌에 필라델피아로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시간은 아주 짧았다. 내 관심은 오직 여기서 남길 유산과 필리스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것에 집중돼 있었다”며 “다행히 필라델피아가 마지막 순간 기회를 놓친 뒤 다시 연락해 개선된 제안을 했다”고 잔류에 만족해했다.
이로써 필라델피아의 오프시즌도 거의 정리가 됐다. 거포 카일 슈와버와 5년 1억5000만 달러에 FA 재계약했고, FA 외야수 아돌리스 가르시아도 1년 1000만 달러에 데려왔다. 비셋 영입은 불발됐지만 리얼무토를 잔류시키며 야수진의 틀을 갖췄다. 돔브로스키 사장은 “현재 전력에 만족한다.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기회가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사진] 필라델피아 J.T. 리얼무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