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기자]
[디지털투데이 이지영 기자] 코스피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은행에 머물던 자금이 빠르게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5000포인트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은행 자금 이탈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달 중순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약 30조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보름여 만에 수십조원이 빠져나간 셈으로 통상 투자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의 성격을 고려하면 자금 이동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은행에 머물던 자금이 빠르게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디지털투데이 이지영 기자] 코스피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은행에 머물던 자금이 빠르게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5000포인트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은행 자금 이탈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달 중순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약 30조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보름여 만에 수십조원이 빠져나간 셈으로 통상 투자 대기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의 성격을 고려하면 자금 이동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자가 원할 때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자금으로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가져 주식·채권·펀드 등 투자처를 찾기 전 머무는 대기성 자금 성격이 강하다. 최근 이 요구불예금이 일평균 2조원 이상 빠져나가고 있는 모습은 투자 대기 자금이 본격적으로 증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기예금 잔액도 감소세다. 지난해 말 939조2861억원이던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중순 기준 938조6613억원으로 줄어 보름 새 11조5697억원 감소했다. 고금리 시절 자금을 묶어두던 정기예금의 매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증시 대기 자금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말 약 85조원 수준에서 올해 초 90조원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15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잔액은 92조6030억원으로 집계돼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자금 여력도 크게 확대된 상태다.
앞으로도 이러한 '머니무브' 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가 5000포인트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상승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어서다.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은행에서 증시로의 자금 이동은 한층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정기예금은 그야말로 찬밥 신세가 됐다. 대규모 자금 이탈의 배경에는 은행 예금금리와 자본시장 수익률 간 격차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주식시장의 수익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은행 금리의 매력도가 낮다는 평가다. 게다가 올해 들어선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12개월 만기 금리는 지난해 11월 말 2.85%였으나 이달 16일 기준 모두 2.8%로 더 내려갔다. 연초 은행채 금리 하락에 맞춰 대체 조달 수단인 정기예금 금리도 하향 조정한 결과다.
특히 지난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하면서 예금상품의 준거 금리 역할을 하는 단기물 은행채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시차를 두고 예금금리에 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로의 머니무브가 뚜렷해지자 시중은행 역시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권은 1월 향방을 지켜볼 생각이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일반 기업의 성과급 지급 영향으로 1월 말보다 2월 요구불예금 잔액이 평균 4.4%가량 증가했는데 올해는 이 자금마저 증시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자금 이탈을 구조적 변화라기보다는 증시 강세에 따른 단기 흐름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통상 1월에 원래 자금이 좀 빠져나가곤 하는데 속도가 조금 빠르기는 하다"면서 "아직 시중은행들 입장에서는 시장상황 예의주시하고는 있으나 금리를 조정하거나 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가가 올라도 일정 부분 자금이 예금에 남아 있었지만 최근에는 투자와 예금 간 자금 이동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며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경우 은행의 예금 기반이 추가로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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