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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브랜드의 '영국 러시'…다 이유가 있었다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정혜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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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브랜드의 '영국 러시'…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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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실망 인텔, 시간외서 13%까지 폭락
설화수·어뮤즈·메디큐브·아누아 등 잇따라 입점
구매력·확산력 갖춰...유통 채널도 적극 유치
4년간 수출 3배 급증…유럽 진출 거점으로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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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브랜드들이 속속 영국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영국 주요 유통 채널에 잇따라 입점하며 판매망을 빠르게 확대하는 중이다. 프리미엄 제품 구매력이 높고 K뷰티에 대한 관심이 큰 영국 시장을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영국 잡아라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는 이달 영국 온라인 뷰티 플랫폼 '컬트 뷰티'에 공식 입점했다. 컬트 뷰티는 프리미엄 화장품을 엄선해 소개하는 영국의 뷰티 편집숍이다. 설화수는 이곳에서 '윤조에센스'와 '자음생크림' 등 주력 제품을 선보인다.

설화수는 아모레퍼시픽 EMEA 헤드쿼터가 있는 영국을 유럽 시장 확장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설화수는 2017년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에 입점하긴 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사업 확장까지 이루진 못했다. 이번 영국 진출을 계기로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이다. 설화수는 추후 영국 내 오프라인 유통 채널 협업도 검토하며 현지 접점을 넓혀갈 예정이다.

설화수보다 앞서 영국 시장에 진출한 인디 브랜드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어뮤즈'는 2024년 영국 K뷰티 유통 전문 기업 '퓨어서울'의 9개 매장에 입점하며 영국 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현재 퓨어서울 14개점까지 확대했으며 올해 말까지 30개점 입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영국 온라인 편집숍 컬트뷰티에 입점한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 사진=컬트뷰티 홈페이지

영국 온라인 편집숍 컬트뷰티에 입점한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 사진=컬트뷰티 홈페이지


어뮤즈는 퓨어서울에서 주요 K뷰티 브랜드로 소개되며 좋은 반응을 얻자 유통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슈퍼드럭' 30개 매장에 입점을 완료하며 판로를 넓혔다. 슈퍼드럭은 영국 내 8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리테일 체인이다.

LF의 아떼도 지난해 말부터 퓨어서울을 중심으로 영국 시장을 공략 중이다. 현재 스킨케어를 제외한 전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다. 아떼는 올해 스킨케어 제품 입점을 위해 유럽 화장품 인증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영국 내 유통망을 넓히는 동시에 제품 카테고리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에이피알의 메디큐브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전략으로 영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24년 9월 퓨어서울 입점을 시작으로 영국 최대 드럭스토어 '부츠' 등에 진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마존과 틱톡샵에서 온라인 판매도 개시했다. 현재 약 30종의 제품을 판매하며 점차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더파운더즈가 운영하는 아누아 역시 2024년 10월 부츠 120개 매장에 입점한 뒤 1년 만에 650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입점 매장 수가 5배 이상 늘며 영국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했다. 부츠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판매 제품 수 역시 입점 초기 7개에서 현재 31개로 확대했다.

왜 영국인가

K뷰티 브랜드들이 영국에 주목하는 이유는 높은 구매력과 유럽 진출 거점으로서의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MARC에 따르면 영국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시장은 2024년 기준 134억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약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규모 자체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크지는 않지만 영국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구매력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들은 중저가 제품보다는 효능과 성분을 중시하며 가격이 다소 높아도 품질이 좋으면 지갑을 여는 성향이 강하다.

영국 맨체스터의 퓨어서울 스토어에 입점한 에이피알 제품. / 사진=에이피알

영국 맨체스터의 퓨어서울 스토어에 입점한 에이피알 제품. / 사진=에이피알


영국 시장은 유통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부츠와 슈퍼드럭 같은 대형 체인이 전국적으로 촘촘하게 분포해 있어 신규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하기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최근에는 퓨어서울처럼 K뷰티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편집샵도 등장하기도 했다.

지리적 이점도 크다. 영국은 프랑스와 가깝고 유럽 시장 전체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K뷰티 브랜드들이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영국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면 다른 유럽 국가 진출 시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판단이다.


수출 급증

영국 내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특히 영국 시장은 SNS를 통한 확산 속도가 빠르다 보니 K뷰티의 인기도 급속도로 올라가는 중이다. 실제로 메디큐브 등 K뷰티 브랜드들은 틱톡샵을 주요 판매 채널로 활용하며 영국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국 주요 유통 채널들도 적극적으로 K뷰티 브랜드 유치에 나서는 중이다. 부츠는 매장 내 K뷰티 전용 섹션을 운영하며 아누아와 메디큐브 등을 입점시켰다. 퓨어서울은 K뷰티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편집샵으로 어뮤즈, 아떼 등을 선보이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도 K뷰티 열풍을 주목하고 있다. 영국 BBC는 지난 3일 K뷰티 특집 기사를 통해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 인터뷰를 포함한 심층 보도를 내보냈다. 한국이 2025년 상반기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에 올랐다는 사실도 조명했다.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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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영국 소비자들이 K뷰티에 열광하는 이유는 한국 화장품의 특성이 영국의 최신 뷰티 트렌드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KOTRA 런던무역관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인삼, 녹차, 발효 성분 등 자연 유래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K뷰티의 강점과 일치한다. 노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피부를 관리하는 '프리쥬비네이션(Prejuvenation·예방적 재생)' 트렌드가 유행하는 것도 콜라겐 마스크팩과 세럼 등 한국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영국 내 K뷰티의 인기는 수출 통계로도 확인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영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액은 2021년 5626만달러에서 2025년 1억8822만달러로 4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수출액은 2024년과 비교해 41.5% 급증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은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일 뿐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이 형성돼 있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유리하다"며 "영국에서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유럽 전역으로 확장하려는 브랜드들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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