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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식품 반입 절차 간소화한 이유…'대동강 맥주' 들어온다[한반도 GPS]

뉴스1 유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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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식품 반입 절차 간소화한 이유…'대동강 맥주' 들어온다[한반도 G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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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반도 외교안보의 오늘을 설명하고, 내일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한 발 더 들어가야 할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짚어보겠습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삼지연들쭉음료공장. (기사와 무관)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삼지연들쭉음료공장. (기사와 무관)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작년 9월, 약 5년 반 만에 한국에 북한술이 들어왔습니다. '고려된장술'과 '들쭉술'인데, 중국을 거쳐 들어온 이 술은 현재 인천세관에 묶여 벌써 4개월째 정식 반입을 기다리는 상태입니다. 반입에 필요한 서류가 북한 측에서 발급해야 하는 서류이기 때문입니다.

통일부는 지난 16일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시행령'(남북교류협력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습니다. 이는 통일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관세청, 국가정보원으로 구성된 '남북교역 관계 부처 TF'가 지난해 11월부터 협의해 온 결과입니다.

이 밖에도 '북한산 식품의 수입검사 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 '남북 교역 물품의 원산지 확인에 관한 고시' 개정안도 다음 달 중으로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는 모두 북한산 물품의 반입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런 조치들이 시행되면 남한에서도 인기가 많은 북한의 '대동강 맥주'도 한국에서 폭넓게 유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북측이 발급하는 '원산지 증명서' 받을 방법 없다

과거 북한과 교류가 가능했던 시기, 지금은 사라진 북한의 대남 교류 기구 중엔 민경련(민족경제협력연합회)과 민화협(민족화해협의회), 아태(아시아태평양위원회) 등이 있었습니다. 당시 남북 물품 교역은 우리 헌법 3조에 따라 국토 내부의 일로 간주하기에 무관세 혜택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따른 정부의 5·24조치로 교역이 차단되고, 2016년에는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단행하면서 유엔의 대북제재가 강화되고, 개성공단이 닫히며 사실상 남북 간 거래가 완전히 중단됐습니다.

북측과의 교역을 위해서는 다양한 서류가 필요합니다. 특히 식품의 반입을 위해서는 민경련이 발급하는 '원산지 증명서'가 필수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를 '두 국가'로 규정하고 소통을 일체 차단하면서 남북 교역을 해왔던 민간 수입업자들은 이 '원산지 증명서'를 더 이상 받을 방법이 없게 됐습니다. 북한에서 중국의 중간 업자에게 나오는 물품은 여전히 많으니 물품을 확보하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이를 한국으로 들여올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번에 통일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 개정안은 이러한 남북 정세를 반영했습니다.

개정안 제25조에는 식품을 반입하는 경우 '수입식품 안전관리 특별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하는 해외제조업소의 등록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신청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이 시행규칙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관하는데, 증빙서류 발급이 불가능한 현실적인 상황이 있어서 '예외 규정'을 담았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수출국의 정부나 허가·등록 권한을 가진 공공기관으로부터 해당 제조업소가 합법적으로 운영 중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갖춰야 하지만, 일부 개발도상국 등은 이러한 서류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아예 정부 발급이 불가능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또 농산물 포장 장소거나 소규모 제조시설인 경우에도 서류 발급이 불가능하기에 '해외제조업소 등록정보 확인서'를 대신 제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해외제조업소 등록정보 확인서'에는 해외제조업소의 명칭·소재지·시설정보·식품종류·식품안전관리시스템 적용여부·대표자·전화번호 등의 기본정보와 해외제조업소의 직인 또는 서명이 포함됩니다.

수출국 정부 차원의 인증 서류를 제출하지 못한다면, 해외제조업체를 추적하거나 식품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담긴 서류를 제출할 수 있도록 이같은 규정을 넣은 것입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해당 서류의 신뢰성은 통일부와 관세청 등이 참여하는 '원산지 확인 실무 협의회'가 검토합니다. 다만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덜기 위해 최초 반입 때와 특별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만 진행하는 정밀 검사를 북한산에 한해선 수입을 할 때마다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진짜 북한산' 증명 어렵다"…'대북 유화책' 비판도

개정안 제25조에는 단순히 제3국을 거치는 반입의 경우 관세법상 '환적(복합환적) 증명 서류' 제출 조항도 추가됐습니다.

이는 관세법상 원산국(제조국)과 수출국(선적·통관국가)이 다른 경우를 상정한 것인데, 민간업체가 작성하는 설명서가 아닌 관세 당국이 관여한 공식 운송·통관 증명서입니다.

현재는 북한 물품의 제조 증명이 구조적으로 아예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제조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을 더 추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환적(복합환적) 증명 서류'를 제출하게 되면 자세한 이동 기록으로 진위 여부를 판단하고 이를 행정적으로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런 증명서도 역시 원산지의 '진실성'을 증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타당한 측면이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에는 수입업자가 통관 단계에서 제출하던 환적 증명서류를 반입 승인 신청 단계에서 함께 제출하도록 절차를 단축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앞서 지난해 들여온 들쭉술과 된장술 사례를 교훈으로, 통일부 승인을 받고 반입된 후에도 수입 신고의 문턱을 넘지 못해 세관에 묶이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반입 승인 검토는 통일부가 주도한다는 점에서 이를 두고 정부의 대북 정책 추동을 위한 무리한 조치이자, '가짜 북한산'의 반입 가능성을 크게 만드는 조치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어떻게든 남북 교류를 재개하고 대북 유화책을 구사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중국 중개회사를 통해 북한술과 우리 설탕을 맞교환하는 '물물 교환' 방식의 교역이 추진됐었지만 유엔 대북 제재 위반 우려 등으로 사업은 불발됐습니다. 이번에도 북한술을 들여오는 사업자 측의 교환 방식은 '물물 교환'이라고 합니다.

이는 은행을 거치지 않고, 현금이 아닌 현물이 오가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가 금지하는 '벌크캐시(대량 현금)' 문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아이디어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는 북한산 식료품·농산품 수출을 금지했지만, 술이나 설탕, 생수는 HS코드(품목 분류 코드)가 달라 금지 품목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물물 교환 방식도 '상업 거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에 실제 물물 교환이 성사되진 못했습니다.

또 현재는 작은 교역을 전제로 하지만 교역 규모가 커질 경우 현물 거래의 이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금융 관련 문제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한국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설정한 북한 측에서 중국 측 업자들에게 남한과의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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