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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美 증시 맛본 동학개미, 지배구조에 눈떠"

뉴스1 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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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美 증시 맛본 동학개미, 지배구조에 눈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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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상법 개정안 덕분에 오천피 목전…"적절한 정책" 평가

"스튜어드십 코드,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 모니터링 강화해야"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가 서울 중구 서스틴베스트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가 서울 중구 서스틴베스트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지난 20년간 국내 자본시장 투명성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시장을 개척해 온 선구자다. 한때 지배구조를 이야기하면 '시민운동'으로 치부되던 시절부터 기업 가치와 주주권 문제를 일관되게 제기해 왔다. 정부는 이제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류 대표를 만나 국내 증시의 질적 성장을 위한 자본시장 방향성을 물었다.

류 대표는 19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과거 20년 전과 비교해 자본시장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지배구조 이슈가 주류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스틴베스트 창립 20주년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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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진 개미…'지배구조' 이슈가 메인으로

그는 지금의 개인투자자를 과거 소위 '묻지마 투자자'와는 다른 세대로 평가했다. 젊은 투자자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학습하며 성장했고, 미국 시장 투자 경험도 축적되면서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류 대표는 "지금 동학개미들은 배당을 잘 주고, 중복상장이 없고, 대표가 뒤통수치는 일도 상대적으로 없는 미국 자본시장을 경험해 봤다"며 "그에 비해 한국 시장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서 거버넌스 이슈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또 과거 주식 시장은 한국 기업들의 매출과 순이익 규모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비롯한 자본 효율성 자체를 묻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ROE와 유사해 보이지만 성격이 다른 개념으로 ROIC를 언급하며 부채까지 포함한 '투하자본' 대비 수익성을 보는 시각이 확산한 점 역시 시장이 성숙해진 변화로 평가했다.


사진은 이날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의 모습. 2025.12.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사진은 이날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의 모습. 2025.12.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상법 개정안 덕분에 '오천피'…자사주 소각은 예외 필요

최근 국회에서는 1·2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주주권 강화 논의가 현실화했고, 3차 개정안도 처리를 앞두고 있다. 전자투표·전자주주총회 확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그동안 '관행'으로 치부된 문제들이 제도권에서 정면으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류 대표는 "상법 개정안 덕분에 코스피 지수가 5000을 바라보게 됐다"며 "이번 정부가 시장을 잘 이해한 시의적절한 정책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다만 3차 상법 개정안의 핵심 쟁점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서는 '원칙은 소각이지만 예외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류 대표는 "자사주를 사면 무조건 소각해야 한다는 접근은 기업의 재량과 유연성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며 "자사주가 주가 부양 기능을 하는데 소각 일변도로 가면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자체를 위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최근 사모펀드(PEF)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주주행동주의에 대해서 "재무적 효율성 중심 접근이 가진 한계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모펀드는 규제가 약하고 운영의 자유도가 높지만, 결국 3~5년 엑시트라는 타임라인을 갖는다"며 "비용 절감과 유휴자산 매각,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장기적 가치 창출이라는 경영의 본질과 항상 부합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도 류 대표는 "이 사안을 재무 숫자로만 보는 '현미경 시각'에서 벗어나 50년 레거시(역사)까지 포함한 '항공샷 관점'이 필요하다"면서 "지분만 앞선다고 해서 레거시를 끊고 새로 경영하겠다는 논리는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가 서울 중구 서스틴베스트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가 서울 중구 서스틴베스트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유명무실'한 ESG 공시…"국민연금 역할 필요"

류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 경제1분과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며 ESG 공시 제도를 논의해 왔지만, 여전히 ESG 공시 의무화는 '깜깜무소식'이다.

그는 "ESG 공시 로드맵을 '조속히' 발표한다는 식으로는 안 되고, 시기를 특정해야 한다"며 "애매하게 남겨두니 금융위원회가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ESG 공시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쿠팡, KT(030200) 등에서 반복된 고객 정보 유출 문제나 산업재해와 같은 리스크 역시 일정 부분 예방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국 23개국 가운데 ESG 정보를 공시하도록 로드맵을 정하고 발표한 나라는 20개국이다. 미국·캐나다·이스라엘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는 이미 공시를 시행했거나 도입을 예고했다.

그는 "ESG 공시 가이드라인이 없으니 치명적인 내용은 빠지고 잘한 것만 담기는 경우가 많고, 제3자 검증도 사실상 없다"면서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해 기업들이 기준에 맞춰 공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역시 '유명무실'하다고 진단했다. 류 대표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스튜어드십 활동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일"이라며 "투자대상 기업을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있으면 미팅하고 주주권을 행사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번거롭고 귀찮아서 안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장기투자가 전제돼야 한다"며 "국내에서 장기투자자로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이 자금을 맡기는 위탁운용사에 대한 모니터링과 인센티브 구조를 제대로 작동시켜야 스튜어드십코드가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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