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앞으로 ‘L’들어간 주식은 안 사”···중복상장 저지 나선 LS주주

경향신문
원문보기

“앞으로 ‘L’들어간 주식은 안 사”···중복상장 저지 나선 LS주주

서울맑음 / -3.9 °
소액주주 “중복상장시 이익이 줄고, 위험도 커져”
주주 “다른 자금 조달책이 있어” vs. LS “IPO 없으면 재무적 투자자 동의 안 할 것”
LS 측 “지주회사 구조 한국 기업, 중복상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 참석해 LS일렉트릭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LS그룹 제공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 참석해 LS일렉트릭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LS그룹 제공



LS그룹의 중복상장이 또 도마에 올랐다. LS가 비상장 증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을 추진하자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한 LS소액주주 연대가 상장 저지에 나서면서다. 총수의 지배력 방어를 위해 중복상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코스피 ‘5천피’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S주주연대와 소액주주플랫폼 ‘액트’는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막기 위해 구체적인 실력 행사에 돌입한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불승인을 촉구하는 탄원서도 제출했다. 주주연대측은 “회사는 중복상장만은 안 된다는 주주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끝내 외면했다”며 “말로 하는 설득의 단계는 지났다”고 밝혔다.

LS그룹이 2008년 미국에서 인수한 에식스솔루션즈는 지주사 LS(주)의 증손회사로 세계 1위 특수권선 제조기업이다. LS그룹은 5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쪼개기상장(물적분할 후 상장)’은 아니지만 문제는 중복상장이다.

모회사와 비상장 증손회사가 동시 상장되면 모회사 소액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되고 모회사 주주들의 이익도 줄어든다. 모회사는 여전히 지배력을 유지하고 자회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소액주주는 오히려 이익이 줄고, 위험도 커지는 구조다.

LS그룹은 비판을 의식해 LS주주에게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시 공모주를 주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소액주주는 반대하고 있다. 주주행동을 추진하는 이상목 액트 대표는 “공모주특별배정은 10대 때리려는 것을 8대만 때릴테니 맞아달라는 것”이라며 “모회사를 빼곤 다 없애야 하는 마당에 중복상장을 더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다. LS MnM, LS전선 등 LS의 핵심비상장사들도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주주와 전문가 모두 다른 자금조달책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주연대는 제3자 유상증자와 전략적투자자(SI) 유치를 통해 주주가치 훼손 없이 자금조달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LS그룹이 주력으로 하는 전력사업은 투자한 돈을 회수하는 사이클이 긴 것이 특징”며 “유상증자해 지분을 희석시켜가며 자기 돈으로 투자하기 겁이 나니, 비판을 받더라도 IPO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S는 이날 입장문을 내 “(SI유치 방안은)기술 노하우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며 “IPO를 전제로 하지 않는 유상증자에 대해 재무적 투자자가 동의할 가능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LS와 같은 중복상장이 ‘국장’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해외투자가 일반화되면서 개미 투자자 눈높이는 자회사를 따로 떼내기보다 성장 가치를 모회사 주가에 그대로 반영하는 테슬라, TSMC 등 선진기업에 향해있는데 국내 기업이 이를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커뮤니티에선 테슬라가 국내기업이라면 ‘테슬라지주, 테슬라FSD, 테슬라엔진, 테슬라AS’ 등으로 중복상장 했을 것이란 비아냥이 나온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LS 이사회가 자회사 상장이 유일한 대안인지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토론을 하고 상세하게 논의해 밝혀야 한다”며 “절차적인 정당성을 더 엄격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LS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주회사 구조로 된 우리나라 기업은 중복상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B2B 기업은 특히 한번 투자하는데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이 들어가 상장하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기 어렵다”며 “앞으로도 주주들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듣고 최대한 의견을 반영토록 노력할 것이며,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