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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디지털자산 기본법 논의서 실종된 '국민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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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디지털자산 기본법 논의서 실종된 '국민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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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디지털자산 기본법의 입법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오는 27일 회의를 열어 주요 쟁점을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2월 초 당론 발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2022.08.17 dedanhi@newspim.com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2022.08.17 dedanhi@newspim.com


그동안 정부기관 간 논의만 반복되며 표류하던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마침내 여권안을 중심으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더욱 선명해진 것은 '정부안의 실종'이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수차 지난해 연내 법제화를 공언했지만, 정부의 공식 입장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디지털자산이라는 새로운 금융 질서를 다루는 기본법 논의에서 정부가 사실상 실종됐다고도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이 같은 상황의 배경에는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간의 이견이 자리하고 있다. 디지털자산의 성격을 금융자산으로 볼 것인지, 통화 질서와 연결된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양 기관은 각자의 논리를 앞세우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정부 차원의 단일한 안은 마련되지 못했고, 당초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약속했던 '지난해 연내 처리' 역시 지켜지지 못했다. 부처 간 이견이 표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때로는 부처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어떻게 하루 만에 바로 의견 일치를 보겠느냐. 오히려 의견이 완전히 같다면 독재사회라고 볼 수 있다"며 "조율 과정 자체는 자연스럽고 필요한 절차"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서로 다른 역할과 책임을 지닌 기관이 견제와 논쟁을 거치며 결론에 이르는 것은 민주적 정책 결정의 기본 구조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조율의 시간'이 언제까지 허용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디지털자산 시장은 이미 현실이 되었고, 투자자 보호와 산업 육성, 불공정 거래 방지라는 과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 그럼에도 정부 내 논의가 제자리를 맴도는 동안, 입법의 공백은 고스란히 시장과 국민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둘러싼 현재의 상황은 '부처 중심주의'의 한 장면으로 읽힌다. 각 기관이 자신의 권한과 논리를 지키는 데 집중하는 사이, 정책의 최종 수혜자인 국민과 시장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조율은 필요하지만, 조율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결국 정책은 국민의 이익과 시장의 안정이라는 기준 위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여권안이 먼저 나오고 정부안이 뒤처지는 '희한한 상황'은 부처 중심주의가 때로는 국민 이익이라는 기준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완벽한 합의가 아니라, 최소한의 공통분모라도 마련해 책임 있게 제시하는 정부의 자세다. 조율의 과정이 길어질수록,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과 시장이 떠안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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