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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칼럼] '뉴노멀 대응' 정부가 컨트롤타워 돼야

아주경제 이재희 국제언어대학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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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칼럼] '뉴노멀 대응' 정부가 컨트롤타워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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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국제언어대학원대학교 총장]

[이재희 국제언어대학원대학교 총장]




시대가 변해가면서 사회 각 분야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교체되면서 새로운 현상과 기준이 뉴노멀로 자리잡는다. 2010년대 초반부터 발생한 제4차 산업혁명과 2019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디지털 환경이 정착하면서 재택 근무, 온라인 수업, 언택트 소비 등이 일상화되었다. 또한 AI 시대를 맞이하여 AI 사용 능력의 차이에 따라 사회·경제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 뉴노멀 이외에 우리나라에서 인구와 관련된 뉴노멀 현상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첫째, 노인 인구 급증에 따라 초고령 사회가 도래했다. 행정안전부 자료(2024. 12. 23 기준)에 의하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0%를 넘었고, 정부 예상보다 초고령사회가 일찍 현실화되었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 11월에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2017년 8월에 고령사회로 접어들었으며, 이후 불과 7년 4개월 만에 초고령사회를 맞이했는데, OECD 국가 중 변모 속도가 가장 빠르다. 또한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의하면, 2025년 연령대별 인구 분포에서 50대가 16.76%로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60대, 40대, 30대가 뒤따르고 있어서 초고령사회를 벗어날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둘째, 주택 임대 형태에서 월세가 전세를 추월했다. 2022년 ‘빌라왕 사태’로 드러난 전세 사기 사태 이후 전세를 기피하고 전세 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기준이 강화되어 전세 매물이 감소하면서 월세 비중이 증가 중이다. 서울 주택의 경우 비아파트뿐만 아니라 아파트마저 월세로 전환되는 경향이다. 서울에서 월세 비중이 2021년에는 40%, 2023년 50% 후반, 2024년에는 60%를 상회했으며, 전국적으로도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이 2025년 10월 기준으로 60.2%에 이르렀다. 또한 작년 12월 21일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월세 형태의 증가뿐만 아니라 월세액도 상승하면서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어 내집 마련 기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셋째, 가구당 가족 수에서 1인 가구가 가장 주요한 형태가 되었다. 과거에는 전형적인 가족 형태로 부부와 자녀 2명으로 구성된 4인 가족이 일반적이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16년 4인 가족이 400만 가구 이하로 내려갔고, 지난해 8월 300만 가구 아래로 내려갔다. 반면에 국가데이터처의 발표(2025. 12. 9)에 의하면 2024년 1인 가구 수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로서 전체 가구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다음으로 2인 가구, 3인 가구, 4인 이상 가구 순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1인 가구가 증가한 주요 원인은 늦어지는 결혼 연령, 이혼·별거 및 배우자 사별 등이라고 한다.

넷째, 사망 원인에서 자살의 비율이 높다. OECD 국가 중 연령표준화 자살률이 1위를 차지하고, 자살자 수는 OECD 평균에 비해 2.4배나 된다. 작년 9월 국가데이터처 발표에 의하면, 2024년 사망 원인별 순서는 암, 심장 질환, 폐렴의 순으로 전체 사망의 42.6%를 차지하고, 그다음으로 뇌혈관 질환이 4위, 자살이 5위로 뒤따르고 있다. 보건복지부 발표(2025. 9. 25)에 의하면 2024년 자살자는 1만4872명으로서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많았고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자살 사망자 수가 3151명(21.2%)으로 가장 많고, 10~40대에서는 자살이 사망 원인 1위로 나타났다. 이처럼 청소년과 생산가능인구인 중장년층의 사망 원인 중 자살이 1위이고 자해나 자살 시도를 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뉴노멀 현상에 개인적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초저출산과 지역 소멸 같은 사회 문제 대비, 국민연금 고갈에 대비한 연금 개혁, 생산성 약화 대책, 법적 정년 연장 등에 따른 사회적 갈등 해소 방안 등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우리 국민의 2024년 기대수명이 84.3세인 점도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정부가 고려해야 한다. 또한 주택 임대 형태가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월세 주택 구하기가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월세액 상승으로 신혼부부나 사회 초년생들의 주택난이 가중되고 있다. 이제 임대주택이 수요자에게 외면받지 않도록 정부는 새로운 주택 공급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대세가 된 1인 가구는 연 소득과 자산 및 주택 소유율이 전체 가구에 비해 낮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인간관계 만족도가 낮으며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의 비율도 높다. 따라서 1인 가구의 경제적·정서적 문제 해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끝으로 자살 예방을 위해 범정부 합동으로 「2025 국가 자살 예방 전략」을 수립했지만, 자살 충동에 취약한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실질적으로 보살펴야 한다. 학생들에게는 부모와 대화 부족, 스마트폰과 SNS 과다 사용에 따른 소통 단절로 인한 ‘마음의 병’을 치유해주고, 생애전환기의 중장년에게는 실직·정년·채무·이혼 등으로 겪는 정신적 고통을 덜어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회 변화에 따라 뉴노멀 현상은 인구와 관련된 것 이외에도 다방면에서 더 빠른 속도로 나타날 것이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6에서 보듯이, 텍스트·영상 중심의 생성형 AI를 넘어 실제 공간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일하는 AI’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피지컬 AI 사용이 확산되면서 단순·반복 노동 일자리는 줄어들겠지만, 근로 시간은 감소하고 여가/교제 활동은 확대되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개인이 뉴노멀에 적응하거나 순응하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주고 도와줘야 한다.

이재희 필자 주요 이력

▷서울대 사범대학 영어교육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교육학박사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 ▷미국 텍사스대(오스틴) 연구교수 ▷한국초등영어교육학회 회장 ▷경인교육대학교 6대 총장 ▷국제언어대학원대학교 총장

아주경제=이재희 국제언어대학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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