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일본에 덜미를 잡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어제(21일) 한 일간지는 이 경기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데 주목하여 '제다 대첩'은 없었다고 제목을 뽑았다. 이 감독이 국가대표 선수 시절 '도쿄 대첩'의 주역이었던 데 착안한 것이다. 1997년 도쿄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한일전은 이 감독의 결승골로 각인된 '도쿄 대첩'으로 명명되어 회자한다.
도쿄 대첩은 있었고 제다 대첩은 없었다고 하니 대첩(大捷)의 뜻이 뚜렷해진다. 대첩은 큰 승리, 곧 대승이다. 이 대첩을 대전(大戰)인 양 쓰는 일이 허다하다. 경연 프로그램을 한식 대첩, 떡볶이 대첩, 요리 대첩이라 이름하고 안방 대첩이니 원정 대첩이니 하며 앞으로 있을 경기를 안내하는 식이다. 대첩의 첩은 '이길 첩'이다. 대전의 '결과' 이겼을 때나 대첩이지 아무 때나 대첩일 순 없다.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결과를 전하는 말을 쓰다니 어불성설이잖나.
대첩만큼은 아니지만 대단원(大團圓)도 이따금 오용된다. 대형 이벤트나 큰일과 비슷한 뜻을 가진 듯 다루는 경우다. 하지만 대단원은 어떤 일의 맨 마지막을 일컫는다. 대미(大尾)가 유사어이다. 연극이나 소설 따위에서 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끝을 내는 마지막 장면도 대단원이라고 한다. 대단원의 막을 내릴 수는 있지만 올릴 수는 없는 이유다. 흔히 사건과 갈등, 파국, 대단원의 기승전결이 잘 짜였다면 그 소설은 괜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작전 지시하는 이민성 감독 |
도쿄 대첩은 있었고 제다 대첩은 없었다고 하니 대첩(大捷)의 뜻이 뚜렷해진다. 대첩은 큰 승리, 곧 대승이다. 이 대첩을 대전(大戰)인 양 쓰는 일이 허다하다. 경연 프로그램을 한식 대첩, 떡볶이 대첩, 요리 대첩이라 이름하고 안방 대첩이니 원정 대첩이니 하며 앞으로 있을 경기를 안내하는 식이다. 대첩의 첩은 '이길 첩'이다. 대전의 '결과' 이겼을 때나 대첩이지 아무 때나 대첩일 순 없다.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결과를 전하는 말을 쓰다니 어불성설이잖나.
대첩에 대한 사전의 정의 |
대첩만큼은 아니지만 대단원(大團圓)도 이따금 오용된다. 대형 이벤트나 큰일과 비슷한 뜻을 가진 듯 다루는 경우다. 하지만 대단원은 어떤 일의 맨 마지막을 일컫는다. 대미(大尾)가 유사어이다. 연극이나 소설 따위에서 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끝을 내는 마지막 장면도 대단원이라고 한다. 대단원의 막을 내릴 수는 있지만 올릴 수는 없는 이유다. 흔히 사건과 갈등, 파국, 대단원의 기승전결이 잘 짜였다면 그 소설은 괜찮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여규병, 『우리말 궁합 사전 (모르면 틀리는 한국어 단짝 표현 100)』, 도서출판 유유, 2024년 6월 28일 전자 발행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전자책, 유통사 교보문고)
2. 표준국어대사전
3. 고려대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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