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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돈 내줄테니 책임당원 유지하라”… 신천지의 국힘 집단 입당 작전

조선일보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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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돈 내줄테니 책임당원 유지하라”… 신천지의 국힘 집단 입당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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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교인들의 ‘국민의힘 집단 당원 가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가 21일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전직 경호원 이모씨를 불러 조사했다. 이씨는 이 총회장을 근접 경호해 ‘일곱 사자’라고 불리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합수본은 이날 신천지에서 최고위직인 교육장까지 한 후 2006년에 탈퇴한 현직 목사도 조사했다. 신천지 간부들에 대한 합수본의 조사가 이어지면서, 신천지 본부가 당원 가입을 지시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교인들을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선 승리를 도왔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20년 2월 대구에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되자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신천지에 대한 강제 수사를 지시했는데,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 압수 수색 등에 나서지 않은 점을 합수본은 주목하고 있다. 당시 신천지에 대한 압수 수색은 추 장관 지시 약 3개월 뒤인 5월 이뤄졌다.

그래픽=이철원

그래픽=이철원


이와 관련해 신천지 지파(지역)장 출신 A씨는 본지와 만나 “코로나 사태 때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역학조사를 이유로 가평 신천지 연수원을 쑥대밭을 만들어 교단의 반감이 컸었지만, 윤 전 대통령은 곧바로 압수 수색에 나서지 않아 호감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당시 신천지 교인들 사이에서는 윤 전 대통령은 ‘하나님의 편’이라고 했고, 민주당 쪽 인사들은 ‘마귀’라고 말하곤 했다”고 했다.

A씨는 신천지 교인들이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한 과정도 털어놨다. 그는 “신천지에게 도움을 준 윤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만들어 보답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고, 교인 1인당 1000원을 내고 투표권이 있는 국민의힘 책임 당원에 가입해 윤 전 대통령의 경선 당선을 지원하자는 본부의 지시가 있었다”며 “2025년까지 최소 5만명의 신도가 국민의힘에 가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강사 출신 B씨는 지난 19일 합수본 조사에서 “2021년 6~7월부터 윗선의 지시를 받아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가입시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만희 총회장의 후계자’로 불렸던 고위 간부 고모씨가 이 총회장의 지시를 받은 뒤, 실무자들에게 구체적인 당원 가입 방법과 목표 인원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총회장의 지시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인 2023~2024년에도 신천지 교인들에게 국민의힘 당원 가입 및 당원 신분 유지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신천지를 탈퇴한 한 인사는 본지에 “당비를 내고 싶어 하지 않는 신도에게는 ‘본부가 대신 당비를 납부해 줄 테니 당원 신분은 유지해 달라’는 권유도 했었다”고 했다.


당원 집단 가입, 당비 대납 등이 정당법에 위반돼 문제가 되는 걸 피하기 위해 신천지 본부에서 이른바 ‘필라테스 작전’이라는 매뉴얼을 만들어 준수하게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신천지 고위 간부가 지파장에게 집단 입당을 지시하면, 지파장이 각 지역 ‘청년회장’에게 목표 인원을 전달하고, 그 아래 실무자들이 교인들을 직접 만나 입당을 제안하는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관련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가입자 명부 등을 문서로 남기지 않았고 주로 구두로 입당 제안이나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신천지 지휘부에선 소수의 관련 담당자에게만 입당 방법을 PPT로 교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의혹에 대해 신천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신천지 청년들 가운데 개인 판단에 따라 특정 정당에 가입한 사례는 있을 수 있다”며 “이를 두고 신천지가 조직적으로 정당 가입을 지시한 것처럼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사실에 반한다”고 밝혔다.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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