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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건드리자 판 엎었다"…EU, 美 무역협정 승인 전면 중단

파이낸셜뉴스 김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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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건드리자 판 엎었다"…EU, 美 무역협정 승인 전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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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영토·관세 압박에 유럽의회가 표결 무기한 연기
그린란드 반대국 추가 관세 예고에 '합의 위반' 논란 확산
930억유로 패키지와 통상위협대응조치, 미·EU 정면충돌 신호탄


유럽의회. 연합뉴스

유럽의회.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의회가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 압박에 대한 대응 카드로 지난해 타결된 미·유럽연합(EU) 무역협정 승인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유럽 관세 압박이 거세지면서 유럽 내부에서 기존 합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공식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이 대립이 아닌 협력의 길로 복귀할 때까지 무역협정 관련 절차를 멈출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다음 주로 예정됐던 유럽의회 표결은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 연기됐다.

랑게 위원장은 "미국이 EU 회원국의 영토와 주권을 위협하는 동시에 관세를 강압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무역 관계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문제의 협정은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EU 집행위원회가 합의한 것으로, 미국이 EU산 제품에 적용하던 상호관세를 30%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EU가 미국에 6000억달러(약 880조원)를 투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대해 추가 관세를 경고하면서 유럽 내 반발이 급격히 확산됐다. 트럼프는 해당 국가들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이 가운데 영국과 노르웨이를 제외한 6개국이 EU 회원국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합의된 15% 관세율을 사실상 25%로 끌어올리는 것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EU는 맞대응 카드도 검토 중이다.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미·EU 협상 당시 마련한 930억유로 규모의 보복관세 패키지와 함께 서비스 무역과 외국인 직접투자를 제한할 수 있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상태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오는 22일 정상회의를 열어 미국의 그린란드 압박과 관세 조치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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