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태아별 EC 53의 중적외석 분광 스펙트럼. 폭발 단계 동안 내부에서 규산염 방출 성분이 새롭게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이정은 교수) |
국내 연구진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태아별의 폭발적 물질 유입 순간을 포착하며 태양계와 행성 탄생의 오랜 미스터리를 관측으로 풀어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정은 서울대 연구팀이 별 생성 시 규산염이 결정화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관측해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지구의 지각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 중 약 90%를 차지하는 규산염은 지구형 행성과 혜성을 구성하는 핵심 성분이다. 규산염 결정질 형태는 600℃ 이상 고온 환경에서만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극도로 차가운 태양계 외곽에 있는 혜성에서 결정질 규산염이 발견되면서 고온 환경에서 형성된 물질이 어떻게 태양계 외곽으로 이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줄곧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오랜 기간 별 탄생 과정을 연구하면서 태아별의 폭발적 질량 유입이 혜성을 구성하는 성분의 화학적 상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정확히 관측할 수 있는 감도와 해상도를 가진 망원경 부재로 이론에 그쳤다.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발사와 함께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 우주망원경의 관측 시간을 확보한 연구팀은 뱀자리 성운에 위치한 태아별 'EC 53'에 주목했다. EC 53은 약 18개월 주기로 밝기가 변화해 폭발기와 휴지기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천체다.
연구팀은 EC 53의 휴지기와 폭발기 관측을 각각 진행, 폭발 단계에서만 결정질 광물 스펙트럼이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규산염 결정화가 태아별에 가까운 뜨거운 원반 안쪽에서 실제로 일어남을 확인하는 결과다. 또 원반 안쪽에서 생성된 결정질 규산염이 원반풍에 의해 차가운 외곽으로 운반될 수 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관측 결과가 생명의 기원과 직결되는 물질이 어떻게 초기 행성계에 공급되는지를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한국천문연구원과 NASA가 공동 개발한 스피어엑스(SPHEREx) 우주망원경을 함께 활용해 별과 행성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물과 유기물이 어떤 경로를 거쳐 행성계로 전달되는지를 보다 입체적으로 규명할 계획이다.
이정은 교수는 “오랜 기간 연구하며 쌓아온 이론적 예측이 관측을 통해 증명된 사례”라며 “후속 관측을 통해 규산염 결정화와 물질 이동 과정의 보편성과 진화 단계에 따른 의존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성과는 네이처(Nature)에 22일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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