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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핵심물질 '규산염' 첫 관측… 태양계 탄생 비밀 풀었다

파이낸셜뉴스 연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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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핵심물질 '규산염' 첫 관측… 태양계 탄생 비밀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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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정은 교수 연구팀 성과
韓 유일 제임스 웹 관측 시간 확보
태아별 'EC 53' 스펙트럼에 주목
태양계 초기 고온 광물 기원 증거
규산염 생성 과정 세계 최초 규명
"진화 단계 보편·의존성 후속 검증"


이정은 서울대 교수

이정은 서울대 교수


국내 연구진이 태양계 초기 고온 광물의 기원을 설명하는 핵심 메커니즘을 관측적 증거로 규명했다. 별이 생성될 때 규산염이 생성되는 것을 세계 처음으로 관측한 것으로, 규산염은 지구 지각의 90%를 차지하는 핵심 물질이다. 이는 매우 정밀한 관측이 가능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관측 시간을 확보하면서 가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대 이정은 교수 연구팀이 별이 생성될 때 규산염이 결정화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관측해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에 21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규산염은 지구형 행성과 혜성을 구성하는 핵심 성분이다. 지구의 지각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 중 약 90%를 차지한다. 특히, 규산염의 결정질 형태는 600℃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만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럼에도 극도로 차가운 태양계 외곽에 위치한 혜성에서 결정질 규산염이 발견되면서 고온 환경에서 형성된 물질이 어떻게 태양계 외곽으로 이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정은 교수는 20여 년 동안 별이 태어나는 과정을 연구해오며, 태아별의 폭발적 질량 유입이 혜성을 구성하는 성분의 화학적 상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정확히 관측할 수 있는 감도와 해상도를 가진 망원경은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서, 이론적 예측을 실제로 검증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망원경이 확보됐고, 그동안 구상해 온 연구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특히 이 교수 연구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관측 시간을 확보했다. 과거의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열한 경쟁 끝에 관측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뱀자리 성운에 위치한 태아별 EC 53에 주목했다. EC 53은 약 18개월 주기로 밝기가 변화하기 때문에 폭발기와 휴지기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천체다. EC 53의 휴지기와 폭발기에서 각각 관측을 이어 나갔고, 그 결과 폭발 단계에서만 결정질 광물의 스펙트럼이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규산염 결정화가 태아별에 가까운 뜨거운 원반 안쪽에서 실제로 일어남을 확인하는 결과다. 또, 원반 안쪽에서 생성된 결정질 규산염이 원반풍에 의해 차가운 외곽으로 운반될 수 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결정질 규산염의 생성과 이동 원리를 밝혀낸 세계 최초의 결과다. 혜성과 행성에 포함된 광물 성분의 형성과 분포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준을 제공해 태양계 형성 모델의 신뢰도를 크게 향상했다는 평가다. 또 태양계뿐 아니라 다른 항성 주위의 행성계 형성 과정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어 향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활용한 시계열 관측 연구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연구진은 이후 다양한 지상 망원경과 적외선 우주망원경을 이용한 시계열 관측을 통해 폭발적으로 밝아지는 태아별을 발견하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이들의 후속 관측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정은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장기간에 걸쳐 축적된 경험이 과학적 발견으로 이어진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후속 관측을 이어 나가 규산염 결정화와 물질 이동 과정의 보편성과 진화 단계에 따른 의존성을 검증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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