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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태양계 탄생 비밀 풀어…태아별 폭발로 규산염 결정화 확인

뉴시스 심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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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태양계 탄생 비밀 풀어…태아별 폭발로 규산염 결정화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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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서울대 교수 연구팀 세계 최초 성과…네이처 논문 게재
'결정질 규산염' 생성·이동 과정, 제임스 웹 망원경으로 관측
태양계 형성매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 제공
[서울=뉴시스]  이정은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별이 생성될 때 규산염이 결정화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관측해 입증한 연구 결과가 네이처지에 게재됐다. 태아별 폭발기에 발생한 강착 현상으로 규산염이 결정화됐고, 원반풍에 의해 외곽으로 운반됐다. (사진=이정은 교수 연구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정은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별이 생성될 때 규산염이 결정화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관측해 입증한 연구 결과가 네이처지에 게재됐다. 태아별 폭발기에 발생한 강착 현상으로 규산염이 결정화됐고, 원반풍에 의해 외곽으로 운반됐다. (사진=이정은 교수 연구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고온에서만 만들어지는 결정질 규산염이 별 탄생 초기의 폭발 과정에서 형성돼 혜성이 만들어지는 차가운 영역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관측으로 최초 입증했다.

결정질 규산염은 600℃ 이상의 고온 환경을 거쳐야만 형성되는 광물로, 극저온의 태양계 외곽에서 발견돼 생성과 이동 원리가 천문학의 난제 중 하나로 남아 있었다. 이번 연구는 태양계 형성 초기 물질 순환에 대한 이해를 관측으로 제시한 성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정은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별이 생성될 때 규산염이 결정화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관측해 입증한 연구 결과가 네이처지에 게재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규산염은 지구형 행성과 혜성을 구성하는 핵심 성분으로 지구의 지각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 중 약 90%를 차지한다. 규산염의 결정질 형태는 600℃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만 형성되는데, 이는 태양계 형성 초기의 고온 환경과 물질 이동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로 여겨진다

이러한 결정질 규산염이 극도로 차가운 태양계 외곽에 위치한 혜성에서 발견되면서, 태양계 형성 초기 물질이 어떤 고온 과정을 거쳐 외곽 영역까지 이동했는지는 오랜 미해결 문제로 남아 있었다. 기존에는 난류 혼합이나 대규모 물질 수송, 국지적 가열 현상 등이 제안됐으나 실제 별이 형성되는 현장에서 규산염이 언제, 어디서 결정화되고 이동하는지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관측 증거는 부족했다.

이 교수 연구팀도 20여 년 동안 별이 태어나는 과정을 연구해오며 태아별의 폭발적 질량 유입이 혜성을 구성하는 성분의 화학적 상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러한 변화를 정확히 관측할 수 있는 감도와 해상도를 가진 망원경은 그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서, 이론적 예측을 실제로 검증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망원경이 확보됐다. 이를 통해 그동안 구상해 온 연구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 국내에서 유일하게 관측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차가운 혜성 속 고온 광물 어떻게…태아별 폭발서 실마리 찾아

연구팀은 이번 난제를 풀기 위해 밝기 변화 주기가 뚜렷한 태아별 EC 53에 주목했다. 뱀자리 성운에 위치한 EC 53은 약 18개월 주기로 밝아졌다 어두워지는 특성을 보여 폭발기와 휴지기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드문 천체다.

태아별에서 폭발적으로 물질이 유입되는 강착이 발생하면 별의 밝기가 급격히 증가할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방출되는 막대한 에너지가 주변의 원시행성계 원반을 가열하게 된다. 이러한 가열 현상은 장차 행성과 소행성, 혜성의 구성 성분이 되는 원반 물질의 화학적·광물학적 상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팀은 이 주기성을 바탕으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EC 53을 폭발기와 휴지기에 각각 관측한 결과 폭발 단계에서만 결정질 광물의 스펙트럼이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규산염 결정화가 태아별에 가까운 뜨거운 원반 안쪽에서 실제로 일어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휴지기에는 이러한 결정질 규산염 신호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결정질 규산염이 기존에 존재하던 물질이 아니라 폭발 단계 동안 원반 안쪽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규산염이 결정화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원반 안쪽에서 생성된 결정질 규산염이 원반풍에 의해 차가운 외곽으로 운반될 수 있다는 것도 밝혀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높은 해상도를 활용해 EC 53 중심부에서는 빠른 속도의 제트가, 바깥쪽에서는 상대적으로 느린 분자 방출류를 동시 관측했다. 이는 원반 안쪽에서 생성된 물질이 원반풍을 타고 외곽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이정은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별이 생성될 때 규산염이 결정화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결정화되 ㄴ규산염은 온도가 매우 높은곳에서만 형성되는데 원반풍에 의해 혜성에서도 관측될 수 있었다. (사진=이정은 교수 연구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정은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별이 생성될 때 규산염이 결정화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결정화되 ㄴ규산염은 온도가 매우 높은곳에서만 형성되는데 원반풍에 의해 혜성에서도 관측될 수 있었다. (사진=이정은 교수 연구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결정화 규산염 형성·이동 원리 규명…태양계 형성 이해↑

이번 연구는 별 형성의 매우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폭발적 질량 유입이 규산염을 실제로 결정화시키고 형성된 결정질 규산염이 원반 외곽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관측으로 최초 입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혜성 속 결정질 규산염의 기원과 이동 과정을 하나의 일관된 물리적 시나리오로 설명하며 태양계 형성 초기 물질 순환에 대한 이해를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다.

아울러 별 형성 과정에서의 폭발적 진화가 단순한 밝기 변화에 그치지 않고, 원반의 광물학적 성질과 행성 형성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이에 따라 태양계뿐 아니라 다른 항성 주위의 행성계 형성 과정에도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차별성은 하나의 태아별을 대상으로 휴지기와 폭발기라는 두 상태를 정확히 특정해 관측을 수행했다는 점이다. 이는 우연히 관측된 서로 다른 천체나 시점을 비교하는 기존 연구들과 달리, 동일한 대상에서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기 전과 후를 직접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반적으로 천문학은 우주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수동적으로 관측할 수밖에 없고, 실험실 과학처럼 조건을 통제한 실험을 수행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폭발적 강착이라는 자연 현상을 일종의 ‘자연 실험실’로 활용해, 하나의 물리적 사건이 원시행성계 원반에 미치는 영향을 시간에 따라 비교할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태양도 역시 EC 53과 같은 과정을 통해 태양으로 태어나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며 "태양계, 행성계, 그리고 외계 행성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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