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靑 만찬서 “반명이냐” 농담 때
명·청 갈등의 묘한 긴장감 드러나
명·청 갈등의 묘한 긴장감 드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 만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혹시 반명(반이재명)이십니까”라고 물은 일이 화제다. 민주당은 공식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농담’을 던져 폭소를 자아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우리 모두가 친명, 친청입니다”라고 답했고, 대통령은 파안대소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한 만찬 참석자는 “정 대표가 친청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을 다른 뜻으로 알아들었는지 잠깐 정적이 흘렀다”고 했다. 정 대표가 언급한 건 ‘친이재명, 친청와대’의 줄임말이었는데, ‘친이재명, 친정청래’의 뜻으로 받아들여졌다는 뜻이다. 정 대표는 즉각 친청의 뜻을 “친청와대”라고 풀어 말했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고 한다. 다른 참석자도 “대부분 친정청래라고 하는 줄 알고 잠시 당황했던 듯하다”고 했다.
당청 간 불편한 분위기는 정청래 대표의 당대표 선출 이후 각종 정책 현안을 둘러싸고 감지됐다. 그리고 명청 갈등으로 비화됐다. 그때마다 당청은 “우리는 원팀”이라며 상황을 넘겼다. 하지만 여권 내에선 “‘친청’ 한마디로도 예민할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의 당청 관계”라는 말이 나온다. 당청은 현재 정부의 검찰 개편안을 놓고도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정 대표가 임명한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서 “대통령의 ‘반명이십니까’란 말에는 95% 배려의 농담과 5% 진담이 함께 섞여 있다”며 “한 5%는 진심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정 대표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도 라디오에서 “친명 대 친청 프레임은 청와대와 당을 이간질하고 갈라치는 것”이라고 했다.
당청 관계는 6월 지방선거 이후 오는 8월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다시 갈등이 증폭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 대표는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뒤 당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대표 후보로는 친명계 김민석 국무총리도 거론된다. 이 때문에 차기 당권 투쟁이 벌써 시작됐다는 말도 나온다. 그래서 정 대표가 주도하는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를 두고 친명계는 “정청래 연임용”이라며 당대표 선거 이후로 처리를 미루자고 하고 있다. 하지만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인 1표는 당원과의 약속일 뿐”이라며 “차기 당권 투쟁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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