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美, 나토에 파견하던 군사고문단 축소 계획… 유럽 “안보를 볼모로”

조선일보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원문보기

美, 나토에 파견하던 군사고문단 축소 계획… 유럽 “안보를 볼모로”

서울맑음 / -3.9 °
덴마크군 병사들이 지난 18일 그린란드에 도착한 후 실사격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덴마크군 병사들이 지난 18일 그린란드에 도착한 후 실사격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파견하는 군사고문단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미 국방부는 “오래전부터 계획된 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린란드를 넘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과 갈등을 빚자 나토와의 안보 협력을 볼모로 잡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의 관심이 북극권에 쏠린 사이 대(對)러시아 방어망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 미 국방부가 나토의 훈련 및 교리를 담당하는 자문기구(COE)에 파견된 미군 인력 200여 명을 점진적으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파견된 군사고문들의 임기가 끝나도 후임자를 새로 배치하지 않는 방식으로 인력을 자연 감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감축 대상에는 에너지 안보와 해전(海戰), 특수 작전 등 나토의 핵심 역량을 지원하는 기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 당국자는 “이번 계획은 수개월 전부터 검토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확보 의지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점이 공교롭다는 반응이 나온다. 트럼프가 그린란드 확보 의사를 밝히고 유럽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이기 때문이다. 전직 국방부 관계자도 “단순한 병력 감축이 아니라 미군이 가진 실전 노하우가 사라지는 ‘두뇌 유출’이 될 것”이라며 나토의 작전 수행 능력 저하를 우려했다.

유럽 군 수뇌부는 즉각 반발했다. 미국의 전략적 시선이 동부 전선(대러시아 방어)에서 북극권(그린란드)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심각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알렉산더 졸프랑크 독일 연방군 작전지휘사령관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그린란드 야욕이 낳은 미국과 유럽의 균열 때문에 나토가 러시아의 공격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토의 핵심은 ‘모두는 하나를 위해, 하나는 모두를 위해(All for One, One for All)’라는 집단 방위 원칙인데, 그린란드 갈등으로 이 결속이 무너질 위기”라고 경고했다.

졸프랑크 사령관은 특히 러시아가 이 틈을 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면전까지는 아니더라도, 러시아는 나토의 결속력을 시험하기 위해 발트 3국 등 동부 국경 지대에서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의지와 능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집착하며 동맹을 압박하는 사이 80년 가까이 이어진 나토의 집단 방위 체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원샷 국제뉴스 더보기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