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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일언] 포기자의 날? 목표 수정의 날!

조선일보 박해현 '한국문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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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일언] 포기자의 날? 목표 수정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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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결심을 세운 사람 중 상당수는 이맘때 세월의 물결에 결심을 꽃잎처럼 흘려보낸다. 영어권에서는 1월 두 번째 금요일을 ‘포기자의 날(Quitter’s day)’이라고 부른다. 유명 피트니스 앱 스트라바가 이용자의 활동 기록 약 800만 건을 조사했더니, 새해 운동을 시작한 사람 중 대다수가 두 번째 금요일에 결심을 접는 걸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해 포기자를 위로하기 위한 농담을 찾아봤다. “체중이 더 불었다면, 과녁을 키웠다고 생각하라”라거나 “러닝 머신을 사다 놓기 잘했다. 역시 옷걸이로 쓸모 있다”라고 했다. 심리학자들의 현실적 조언도 구했다. “매일 아침 1시간 동안 달리기로 했다면, 10분으로 줄여라”라며 목표 수정을 권한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매일 운동하는 게 힘들다면, 일단 거기까지 가는 걸 목표로 삼으라고 한다. 그 앞에서 집에 돌아가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라. 하지만 그 상태에서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래서 ‘포기자의 날’을 ‘목표 수정의 날’로 바꿔 부르자는 의견도 있다.

날마다 운동하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런데 일하면서 운동도 하는 사례를 직접 본 적이 있다. 소설 ‘파이 이야기’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의 집필실에 가서 봤다. 러닝 머신의 머리 부분에 컴퓨터를 부착한 그는 천천히 걸으면서 자판을 두드렸다. 그는 집필실을 ‘워킹 오피스(walking office)’라고 불렀다.

새해 결심은 인간이 희망의 서사를 먹고사는 동물임을 확인케 한다. 앞으로 더 훌륭한 존재가 된다고 희망하는 정신의 원동력은 인내심이다. “인내는 희망하기의 기술”이라는 프랑스 격언도 있다.

절망을 견디면 희망이 된다. 벌써 포기했더라도 다시 희망하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 혀를 놀리기는 쉬워도 온몸을 일으키는 게 가장 어렵다. 오늘도 스스로 절감한다.

/박해현 ‘한국문학’ 편집위원

[박해현 '한국문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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