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먼저 중독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야 한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생체가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성에 의해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해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 중독의 사전적 의미다. 당연히 중독은 좋은 의미가 아니다.
문제는 우리 일상에 중독이라 표현할 만한 현상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스마트폰 중독, 소셜미디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SNS 중독, 과도한 자극과 쾌락을 추구하는 도파민 중독, 알코올·니코틴·카페인 같은 물질에 의존하는 중독까지,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범위에서 중독을 이야기한다.
저드슨 브루어의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는 중독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의 뇌와 마음을 들여다본다. "우린 왜 무언가에 중독되고, 나쁜 습관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신경과학자이자 중독 심리학자인 저자는 이 질문의 답을 '뇌'에서 찾는다. 갈망이 뇌에서 형성되고 강화돼 습관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근본적 해법들을 제시한다.
저자는 중독을 단순히 '의지력 부족'이나 '나쁜 습관'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도파민 보상 회로가 잘못 학습되면서 뇌가 특정 행동을 보상으로 오인하고, 그 결과 의지와는 관계없이 반복적 갈망과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맥락에서 중독은 개인의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뇌의 학습된 반응 패턴일 뿐이다." 중독은 잘못 학습된 뇌의 습관이며, 이는 새로운 학습을 통해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나쁜 습관을 끊기 위해 의지에 기대지만, 의지만으로 이겨내기엔 역부족이다. 저자는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마음챙김(mindfulness)'을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신경과학적·임상적 근거에 기반한 '마음챙김'은 불안·충동·갈망과 같은 정서적인 신호가 생겨나는 순간 이를 판단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훈련이다.
저자는 마음챙김을 해결책으로 제시한 계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마음을 제대로 돌보면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런 통찰이 환자의 삶을 개선하는 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본격 탐구하던 중 존 카밧진의 「삶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Full Catastrophe Living)」를 읽었다." 이후 매일 명상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초기 불교의 가르침과 현대 과학의 발견 사이의 연관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중독을 다룬다. 1부 '도파민의 습격'에서는 알코올·담배 같은 중독성 물질부터 스마트폰·소셜미디어, 나아가 자아·생각·사랑 같은 복잡한 차원까지 다양한 중독을 이야기한다. 2부 '도파민으로부터의 해방'에서는 집중력을 도둑맞은 이유, 못된 행동과 착한 행동의 학습, 회복력 훈련 등 중독에서 해방되는 법을 서술한다.
이 책은 나쁜 습관을 학습하는 게 가능하다면, 반대로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는 "갈망은 억제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이라며, 명상을 비롯한 마음챙김 훈련은 도파민의 습격을 당한 우리 뇌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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