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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평화위가 유엔 대체”…트럼프 구상, 영·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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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평화위가 유엔 대체”…트럼프 구상, 영·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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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월 1일 유럽 8개국에 예고한 관세 부과 않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자신이 의장을 맡은 평화위원회가 유엔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평화위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트럼프판 유엔’ 구상은 시작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권 2기 취임 1주년을 맞이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평화위가 유엔을 대체하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유엔은 정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유엔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지만 그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한 적이 없다”며 “유엔은 내가 수많은 전쟁을 해결했음에도 나를 한 번도 도와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유엔이 계속 운영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공개한 ‘가자 평화계획’에서 평화위는 전후 가자지구 재건과 통치를 감독할 기구로 제시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60여개국에 보낸 초청장에서 평화위는 국제 분쟁 해결 기구로 묘사돼 있다. 이에 평화위가 기존 유엔을 약화하는 ‘트럼프판 유엔’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가장 먼저 불참 의사를 밝혔다. 엘리제궁은 평화위가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하고 유엔 체제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산 와인과 샴페인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참여를 압박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또한 참여를 거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선정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는 노르웨이의 안드레아스 모츠펠트 크라비크 외교부 차관도 평화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평화위 초청장을 받은 국가 중 참여 의사를 표한 국가는 10여개국이다. 가자지구 전쟁 당사국인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연합, 바레인, 헝가리, 아르헨티나, 베트남, 벨라루스 등이다. 러시아도 평화위에 초대받았으며 내용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평화위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화위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로버트 우드 전 주유엔 미 차석대사는 “푸틴은 러시아의 평화위 회원국 자격을 이용해 유엔을 약화하고 미국의 동맹 관계에 분열을 조장할 것”이라며 “평화위가 유엔을 대체하려는 시도는 대부분 유엔 회원국들의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줄리언 보거 가디언 국제 선임 특파원은 유엔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형적인 ‘미끼 상품 판매 수법’에 걸려들었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1월 평화위 구상이 포함된 가자 평화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평화위의 저조한 참여율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베네수엘라 군사작전과 그린란드 병합 야욕 등 공격적인 외교 정책을 펼쳐 러·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논의부터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주요 외교적 목표들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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