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시간을 다시 묻다 下] 단축과 휴식 사이의 간극
근로자 휴식 보장 위한 연차휴가
현장선 임금 보전 수단으로 인식
"실질적 휴식 위해 관행 먼저 바꿔야"
세종//아시아투데이 김남형 기자 = 정부가 주4.5일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과거의 제도적 변화들이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휴식 확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 40시간제 도입과 주 52시간 상한제 안착 등 법적 기준은 강화됐음에도, 현장에서는 초과근무와 장시간 노동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근로시간을 줄이는 정책이 현장에서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는 배경으로 연차휴가 사용 관행과 포괄임금제가 함께 거론된다.
연차휴가는 근로자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지만, 현장에서는 임금 보전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부족한 기본급을 보완하기 위해 연차를 사용하지 않고 금전 보상을 선택하는 관행이 남아 있으면서, 휴식보다 보상에 초점이 맞춰진 구조가 유지돼 왔다. 여기에 업무 공백에 대한 부담이나 조직 문화로 인해 연차 사용을 꺼리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채준호 전북대 경영학과 교수는 "연차휴가는 쉬기 위한 권리라기보다 임금의 일부처럼 인식돼 온 측면이 있다"며 "이런 인식이 남아 있는 한 근로시간이 줄어들어도 실제 휴식이 늘어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연차휴가는 근로자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지만, 현장에서는 임금 보전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부족한 기본급을 보완하기 위해 연차를 사용하지 않고 금전 보상을 선택하는 관행이 남아 있으면서, 휴식보다 보상에 초점이 맞춰진 구조가 유지돼 왔다. 여기에 업무 공백에 대한 부담이나 조직 문화로 인해 연차 사용을 꺼리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채준호 전북대 경영학과 교수는 "연차휴가는 쉬기 위한 권리라기보다 임금의 일부처럼 인식돼 온 측면이 있다"며 "이런 인식이 남아 있는 한 근로시간이 줄어들어도 실제 휴식이 늘어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 이후에도 업무 방식이 함께 바뀌지 않으면서, 단축된 시간이 휴식으로 전환되지 않는 사례도 나타난다. 정해진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업무량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어나면서, 노동자들이 업무를 마치기 위해 초과근무에 의존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회의와 보고, 마감 중심의 업무 관행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근로시간만 줄일 경우 현장에서는 이른바 '압축 노동'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근로시간 관리의 책임 주체가 불분명한 점도 휴식권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형식적으로는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고 있지만, 실제 근무 기록과 업무 지시가 분리돼 운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재택근무나 유연근무가 확대된 사업장에서는 근로시간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근무 종료 이후에도 업무 연락이나 대응이 이어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포괄임금제 역시 실노동시간 단축을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정 시간의 연장·야간근로를 임금에 미리 포함시키는 방식이 관행처럼 자리 잡으면서,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하고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근로시간 기록이 느슨해질수록 법정 기준과 현장의 괴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준희 광운대 법학부 교수는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관리의 출발점을 흐리게 만드는 구조"라며 "시간을 기준으로 한 근로기준법 체계와 충돌하는 지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근로시간을 줄이기 위한 제도가 마련돼 있음에도, 줄어든 시간이 실제 휴식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제도 설계와 현장 운영 사이의 간극이 해소되지 않는 한, 근로시간 단축 정책의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시간의 총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줄어든 시간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제도와 함께 현장의 관행과 관리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근로시간 단축 효과는 현장에서 분명하게 나타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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