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시효가 임박했을 때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체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사 공백을 막기 위해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예외가 생기는 순간 검찰개혁의 기본 원칙이 무너진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공소청 검사가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을 경찰에 되돌려 보완수사를 요구할 경우 절차상 시간이 소요돼 기소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 대원칙 아래 보완수사권을 원칙적으로 폐지하되 형사사법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일부 예외를 허용하는 것을 검토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간 법무부도 경찰권에 대한 견제가 쉽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들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향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법무부 입장이다.
이와 관련,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권한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과 검찰에 최소한의 견제 장치는 둬야 한다는 의견이 부딪히는 상황인 만큼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법조인은 "(이 대통령의 말이) 검찰의 수사권 남용을 막으면서도 실제 수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빈틈을 최소화하려는 생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도 "보완수사가 아예 폐지된다면 공소유지에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현실을 반영한 당연한 결정"이라고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검찰 관계자는 "어느 정도의 예외성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보완수사권은 최소한 공소유지를 위한 범위 내로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기소 책임은 검사에게 있는데 손을 묶어버리면 책임만 지라는 말이다. 최소한의 보강 수단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의 발언이 곧바로 보완수사권 유지로 굳어질지는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 강경파와 일부 지지층은 어떠한 예외 없이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외를 허용하면 결국 검사가 수사 기능을 계속 쥐고 있게 돼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검찰개혁 원칙을 무너뜨린다는 논리다.
검사의 수사권을 이름만 바꿔 남겨두는 꼼수라고 비판하는 법조인들도 적지 않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사에게 조금이라도 수사 권한을 남겨두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이름만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며 "예외가 생기는 순간 '예외를 예외로만' 운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현장에서 필요하다는 이유로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조계에선 향후 쟁점이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 자체보다 예외를 어디까지, 어떻게 허용할 것인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결국 국회 논의 과정에서 예외 요건을 얼마나 좁게 박고 남용 통제 장치를 얼마나 촘촘히 넣느냐가 관건"이라며 "정치권이 원칙 논쟁에만 매몰되면 현장에선 사건 지연과 책임 공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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