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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상법개정안·노란봉투법' 경영 부담 가중…핵심 지원법안은 표류

뉴스웨이 정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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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상법개정안·노란봉투법' 경영 부담 가중…핵심 지원법안은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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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

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기업들이 국내외적으로 높아지는 경영 불확실성에 신음하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관세, 환율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기업들이 요청했던 사안들은 요원한 반면, 노란봉투법, 상법개정안 등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만한 법안들은 속도가 붙고 있는 실정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8단체는 3차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제도 보완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전날 전달했다. 입법 취지는 따르되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개정을 요청한 것이다.

3차 상법개정안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주된 골자로 하는 것이다. 경제계가 개선을 요구하는 부분은 자사주 취득 성격에 따라 소각 의무화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의 입법 취지가 '회사재산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특정주주에 유리하게 임의로 활용하는 행위 방지'인 만큼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소각의무를 면제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이 과거 정부가 장려해온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향후 석유화학 등 구조개편이 필요한 산업에서 인수합병(M&A) 과정 중 취득한 자기주식을 의무적으로 소각해야 할 시 사업 재편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밖에도 기업이 상법 제341조의2에 의해 취득한 자기주식 소각 시 감자절차 면제, 자기주식 유예기간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 등을 요청하는 내용들이 건의서에 담겼다.


이보다 앞서 추진된 1차 상법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 주된 핵심이고, 2차 상법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주된 골자다.

재계는 이같은 상법개정안들로 인해 소송 남발, 투기자본으로 인한 경영권 위협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며 반발해왔다. 기업들의 우려 목소리에도 1차, 2차 상법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3차 상법개정안도 이르면 이달 임시국회를 통해 통과될 전망이다.

노동자의 권익을 확대하고 보호하고자 도입되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도 오는 3월 10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고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아 노동권 보호를 강화했지만, 재계는 불법 쟁의 억제력 약화와 법적 불확실성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는 법안들이 속속 통과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 단체들은 "1차 상법 개정 이후 주주에 의한 배임죄 고소·고발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투자나 M&A 등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하청노조가 원청 사업주를 대상으로 교섭할 수 있는 노동조합법과 2차 상법이 지난해 8월 국회를 통과해 각각 올해 3월과 9월에 시행될 예정이고, 3차 상법 개정도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이은 상법개정으로 기업의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완충할 배임죄 제도 개선은 지연되고 있어 기업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임죄 개선 논의는 1차 상법개정안 추진 당시 재계가 제기한 경영 판단에 대한 과도한 형사책임 우려에 따라 정부도 개선 의지를 밝혔으나, 실질적인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경제단체는 정부 및 국회에 전달한 이번 건의서에도 배임죄 제도 개선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반면 기업들이 요구했던 법안들은 답보 상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반도체특별법과 석유화학특별법이다.

반도체특별법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와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으로 ▲대통령 직속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설치 ▲국가·지자체의 전력·용수·교통 등 기반시설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지난달 4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를 통과한 뒤 같은 달 10일 법제사법위원회도 넘었지만 국회 본회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특별법은 1년 반 넘게 국회를 표류 중이다.

석유화학특별법은 그나마 지난달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별법에는 ▲세제·재정·R&D·인력양성·고용안정 등 지원 ▲각종 인허가 및 환경규제 등에 대한 특례 추진 ▲원가절감을 위한 연료 공급 특례 등이 담겼다.

다만 그마저도 반도체특별법이나 석유화학특별법 모두 기업들이 염원했던 알맹이들은 빠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주 52시간 예외 적용을 강력하게 원했고, 장기 불황에 빠진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높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인하 방안을 요구했던 바 있다. 정작 현재 추진된 법안들에는 해당 사항들이 모두 제외됐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기업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라는 인식은 하고 있지만 정작 추진되는 법안들을 보면 엇박자가 나는 것 같다"며 "상법개정안이나 노란봉투법 등 최근 추진된 개정안들은 기업의 활동을 제약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도 "글로벌 경영환경이 지정학적 리스크 등 각종 변수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기업들을 옥죄는 법안들이 잇따라 통과되며 경영 활동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방향성과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업들에게도 당근을 함께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단비 기자 2234ju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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