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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사이 5억 갈렸다” 같은 단지인데 ‘전세 지각비용’이 수억원 [부동산360]

헤럴드경제 서정은,윤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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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사이 5억 갈렸다” 같은 단지인데 ‘전세 지각비용’이 수억원 [부동산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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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갱신·신규 희비…‘이중가격’ 현상 심화
래미안원베일리, 갱신·신규 격차 최대 8억원
신규 세입자, 시세상승·대출규제에 전세난 가중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는 최근 신규·갱신 여부에 따라 전세가 차이가 8억원까지 벌어졌다. [헤럴드경제DB]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는 최근 신규·갱신 여부에 따라 전세가 차이가 8억원까지 벌어졌다. [헤럴드경제DB]



#.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84㎡(이하 전용면적)는 이달 3일 전세 갱신계약을 10억2900만원에 체결했다. 직전 보증금 9억8000만원에서 법정 상한(5%)을 적용한 금액이다. 동일 면적·타입, 유사한 중층 세대는 지난해 12월 24일 신규 전세계약을 15억원에 맺었다. 계약 시점은 열흘 남짓 차이지만, 보증금 격차는 4억7100만원에 육박한다.
[헤럴드경제=서정은·윤성현 기자]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존 전세계약을 갱신한 세입자와 신규 계약을 체결한 세입자들 간 격차가 크게는 8~9억원 가까이 벌어지고 있다. 기존 세입자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5% 인상만 부담하며 2년을 벌었지만, 신혼부부 등 새롭게 전세 시장에 진입한 세입자들은 치솟은 전세가에 대출 규제까지 겹치며 선택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84㎡는 지난해 12월 20일 보증금 15억7500만원에 전세 갱신계약이 체결됐다. 기존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직전 보증금 15억원에서 법정 상한인 5%를 인상한 금액이다. 반면 동일 면적에 유사 타입, 층수도 비슷한 다른 세대는 지난해 10월 26일 보증금 24억원에 신규 전세계약을 맺었다. 두 계약의 보증금 격차는 8억2500만원에 이른다.

인근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에서도 지난해 12월 12일 84㎡ 매물이 신규 전세계약으로 19억5000만원에 맺어졌다. 다음날인 13일에는 동일 평형이 16억8000만원에 갱신 계약이 체결됐다.

이처럼 최근 서울 주요 단지에서는 전세 갱신과 신규 계약 간 보증금 격차가 벌어지는 ‘이중가격’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연이어 나오면서 초반에는 학군과 직주근접 수요가 집중되는 단지에 집중돼왔지만 최근엔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단지에서도 비슷한 시기 신규·갱신 여부에 따라 1~4억원 가까운 보증금 차이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84㎡는 지난해 12월 23일 보증금 6억3000만원에 신규 계약이 체결됐지만, 같은 달 2일 동일 평형·타입이 4억5000만원에 갱신되며 약 2억원의 격차가 났다.


서울 용산구 남산 전망대에서 마포구와 영등포구 일대 아파트와 빌딩 모습. [헤럴드경제DB]

서울 용산구 남산 전망대에서 마포구와 영등포구 일대 아파트와 빌딩 모습. [헤럴드경제DB]



시장에서는 2020년 임대차3법 시행 이후 구조적으로 고착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2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대는 인상률이 5%로 제한되지만, 새로 전세를 구하는 수요자는 시장가격을 그대로 떠안는다. 특히 2025년 하반기 이후 4년 만기를 채우고 시장에 다시 나오기 시작한 물건들이 늘면서 ‘갱신 보호막’이 사라지는 세대와 신규 수요가 맞부딪히는 구간이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잇따른 규제에 신축 대단지 입주가 전세시장 변동을 잠재우던 공식도 약해졌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A공인중개사는 “6·27 대출규제 이후인 11월 입주를 시작한 이문아이파크자이와 그 전에 진행된 래미안라그란데는 비슷한 규모의 신축인데도 전세 시장 분위기가 달랐다”며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대출 금지 등으로 세입자를 받을 수 없는 매물이 늘면서 반전세 전환이 많아져 같은 조건이라도 보증금과 월세 규모가 제각각”이라고 말했다.



연이은 대출규제로 전세 실수요자의 자금 여력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6·27 대출규제에는 수도권 및 규제지역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90%에서 80%로 낮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오는 2월 내 1주택자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에만 적용하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고액 전세대출을 받은 무주택자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고려할 때 신규 전세 수요의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잇따른 규제로 조건에 맞는 전세매물 자체가 줄고, 고급 아파트일수록 동·위치 등에 따라 보증금이 천차만별로 책정되는 상황”이라며 “고액 전세자금 DSR까지 적용되면 순수 전세대출 여력이 더 줄기 때문에 세입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