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이재명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뉴스화면이 나오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 공급 대책과 관련해 “매물이 나오게 하는 것도 공급”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5월 종료를 앞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재차 연장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또 “환율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며 외환시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가격 억제를 위해 세금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과 관련해 “세금은 국가재정 확보를 위해 국민에 부담을 지우는 것인데, 다른 정책 목표를 위해 전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지금으로선 세제를 통해 부동산 정책을 하는 것은 깊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공급대책을 두고 “공급에는 주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내놓게 하는 공급책도 있다. 그런 방법도 찾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시장에서는 오는 5월9일 종료를 앞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의 연장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한을 두고 양도세 감면이라는 당근을 제시해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뜻이라는 것이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번 대통령의 발언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에 대한 포석일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중과 유예를 연장하더라도 유예 중단 시점을 못 박는 시그널이 반드시 함께 나와줘야만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게 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곧 국토(교통)부에서 현실적인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추상적 수치보다는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수치를 제시하려고 한다. 계획 수준이 아니라 인허가·착공 기준으로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발표할 테니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급 대책에 서울 노원구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과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신규 부지가 포함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1470원대를 오르내리는 ‘고환율’에 대해서도 “일본에 비하면 우리 (환율은) 평가 절하가 덜 되고 잘 견디고 있는 편”이라며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환율 전망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이 환율 하향화 전망 시점을 ‘한두 달’로 이야기한 것은 해외주식 양도소득을 50~100% 감면해주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가 빠르면 2월 시행되고, 4월부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글로벌 채권 추종 자금이 최대 600억달러 규모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을 표시한 것으로 읽힌다. 이날 이 대통령 발언은 즉각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장 초반 1480원대로 상승하던 환율은 장중 1467.7원까지 떨어졌다가 전날 대비 6.8원 내린 1471.3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반도체 100%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서도 “그러면 미국 반도체 물가가 100% 오를 것”이라며 “그렇게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일희일비하면 중심을 잡을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자기 중심을 가지고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관세협상을 통해 반도체 부문에 대해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관세’ 적용을 합의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를 거론하며 “대만이 잘 견뎌내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지혜 박수지 김회승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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