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개최하고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우진 기자 |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조사와 관련해 “쿠팡은 충분히 협조적이지 않았다”며 “조사 과정에서 자료 삭제 등 문제가 있었던 만큼, 강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 조사 권한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관련해 개인정보위와 마찰을 빚었다. 개인정보위는 조사 과정에서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 쿠팡이 제출하지 않거나 지연 제출하는 행위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또 쿠팡은 정부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자체 조사 결과를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 정부의 공식 발표로 오인될 소지를 만들었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해당 행위가 유출 조사 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공지 중단을 촉구했다.
송 위원장은 “조사가 상당히 진행됐다”라며 “쿠팡의 자체 조사 결과 발표가 있으면서 혼선이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확실한 것은 30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라고 말했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제기된 미국 의회 차원의 압박 가능성에 대해서는 “해외 사업자든 국내 사업자든 똑같이 개인정보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명확하게 근거해 조사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개인정보위는 조사관 14명을 쿠팡 유출 사고 조사에 투입해 집중 조사 중이다. 이는 과거 SK텔레콤 해킹 사고 당시보다 많은 인원이다.
개인정보위는 쿠팡뿐만 아니라 롯데카드, KT 등 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고 조사를 다루고 있다. 조사 결과 발표 시점과 관련해 송 위원장은 “롯데카드와 KT 등 사안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머지않은 시간 내에 조속히 마무리하고 처분을 내리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개인정보위가 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와 제재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SK텔레콤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개인정보위가 부과한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8월 SK텔레콤이 안전조치 의무를 소홀히 해 유심 정보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과징금 1347억9100만원과 과태료 960만원을 부과했다. 이는 개인정보위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제재다.
송 위원장은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 법적 사안들을 철저히 검토해 산정해 나온 처분인 만큼, 거기에 맞게 대응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기에 과징금 처분이 과도하다는 주장에 대해 “개인정보 침해, 유출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행위가 부당 이득을 취하지 않았기에 과징금이 부당하다는 말은 맞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나 EU에서도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이유는 다량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저장, 활용하는 과정에서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해 정보 주체한테 피해를 끼치는 책임을 묻는 성격”이라고 덧붙였다.
송 위원장은 이번 SK텔레콤 과징금 불복 소송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란 표현에 인정하며 “송무팀 규모가 작은 것은 사실이다”라며 “앞으로 과징금 규모가 더 커지고 관련 소송도 늘어날 개연성이 높기에 보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