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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동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재판부는 12·3 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1일 선고공판에서 한 전 총리에게 적용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허위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 은닉·손상, 위증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혐의에 대해서는 “효용 방식의 사용이 증명되지 않는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우선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명확히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에 근거해 헌법에 따라 보장되는 의회와 정당제도 등을 부인하는 내용의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며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점령한 행위는 내란행위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이어 이러한 내란 행위 과정에서 한 전 총리가 중요 임무를 수행했다고 봤다. 국무회의 소집과 사후 계엄 선포문 부서 등을 통해 비상계엄이 절차적 요건을 갖춘 것처럼 외형을 만들었고 국무총리로서 적극적으로 내란 행위를 저지하지 않은 부작위 역시 형사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행위가 단순한 소극적 방조를 넘어 내란 실행을 가능하게 한 핵심 역할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특히 국무총리라는 지위의 헌법적 책임을 강조했다.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헌법과 법률에 반할 때 이를 견제·통제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한 전 총리는 이를 방기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친위 쿠데타로 규정하며 헌법 질서를 훼손한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 측이 주장해 온 ‘경고성 계엄’이나 ‘계몽령’ 주장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계엄이 단기간에 종료된 경위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특검이 제출한 대통령실 CCTV와 국회·헌법재판소 증언 등을 주요 증거로 인정하며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을 적극적으로 만류했다는 변호인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고령이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은 참작 사유로 고려할 수 있으나 범행의 중대성과 책임의 무게, 반성의 태도 등을 종합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선고 직후 진행된 구속 여부 판단에서도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을 결정했다.
이번 선고는 법원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형법상 내란으로 처음 명시적으로 판단한 사례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판단 구조가 향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주경제=박용준·권규홍 기자 yjunsay@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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