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먹는 위고비' 출시에 주가 4개월만에 60달러 돌파
노보·릴리 경쟁이 전체 파이 키워…"후발주자에도 긍정적 현상"
노보 노디스크 최근 6개월 주가 추이/디자인=임종철 |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먹는) 위고비'가 미국 출시 직후 흥행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비만약 '오르포글리프론' 출시도 머지 않아 이들의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선두주자들의 경쟁이 전체 비만약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워 국내 후발주자들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약 9% 급등하며 60달러를 넘어섰다. 경구용 위고비가 미국에서 출시된지 나흘만에 총 3071건의 처방이 이뤄졌단 통계가 공개된 영향이다. 이는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가 출시 첫 주 기록한 처방건수 1137건을 앞지른 수치다.
노보 노디스크는 주사제 비만약 '삭센다'와 '위고비'를 앞세워 비만 치료제 시장을 선점했으나, 일라이 릴리에 추월당하며 2024년 하반기부터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지난해엔 8년간 회사를 이끈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임원진을 교체하며 '분골쇄신'에 나섰다. 경구용 위고비는 마이크 도우스다르 노보 노디스크 CEO 체제 하에서 출시된 첫 비만 치료제다.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도 경구용 비만약을 필두로 한 반격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도우스다르 CEO는 "올해 상업 실행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비만 분야에서는 전통적인 의약품보다 소비자 비즈니스에 가깝단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판을 깔아두고 경쟁은 다른 회사들이 하게 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일라이 릴리도 경구용 비만약 '오르포글리프론'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오르포글리프론은 펩타이드 기반의 경구용 위고비와 달리 저분자 화합물 기반 약물이라 생산 단가가 낮고, 유통이 편리하다. 또한 저분자 화합물 기반 약물 중에서도 반감기(약물의 체내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가 길다는 장점도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디앤디파마텍이 화이자와 함께 펩타이드 기반 경구용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일동제약이 저분자 화합물 기반 경구용 비만약을 자체 개발 중이다. 이들이 개발 중인 제품이 상용화될 때까진 경구용 위고비와 오르포글리프론 간의 경쟁을 통해 각 물질의 경쟁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 등 선두주자들의 경구용 비만약 경쟁 자체를 반기는 분위기다. 비만약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완전히 달라지며 전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시장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에 후발주자 입장에서도 차별성을 확보하면 승산이 있단 전망도 나온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경구용 비만약의 출시는 비만약 시장을 확장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현재 전체 비만 환자 중에서 비만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아직 한 자릿수 비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제품이 먼저 상용화된다고 해서 경쟁 심화가 우려되는 게 아니라 누구라도 빨리 출시돼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시장을 확대해주는 게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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