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주문. 피고인을 징역 23년에 처한다."
이진관 부장판사가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구형량보다도 8년이나 높은 징역 23년을 선고한 순간, 한 전 총리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다소 착잡해 보이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가 '선고에 대해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한 전 총리는 작은 목소리로 "재판장님 결정을 겸허하게 받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절차를 거쳐 이 부장판사가 "피고인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것으로 봐서 법정 구속하기로 한다"고 결정하자 한 전 총리는 침을 삼키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재판부 결정에 따라 한 전 총리는 즉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법정 문이 닫히기 직전 한 전 총리는 변호인과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눴다. 고개를 푹 숙이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법정 구속 명령에 앞서 변호인은 "한 전 총리는 공인으로서 도주의 가능성이 있을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모든 증거가 다 수집돼 증거 조사가 됐고 필요한 증인도 모두 법정에서 증언한 상황이다. 한 전 총리가 구속되면 이후 항소심과 대법원에서의 재판 진행에 있어 사실상 방어권에 중대한 침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법정 구속을 막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선고공판이 시작하기 12분전쯤 변호인 4명과 함께 법정에 들어섰다. 한 전 총리는 굳은 얼굴로 피고인석에 앉아 변호인과 작은 목소리로 대화하며 재판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선고가 진행되는 동안 한 전 총리는 꼿꼿하게 선 자세를 유지한 채 무표정으로 재판부 쪽을 바라봤다. 한 전 총리는 검은 정장에 청록색 넥타이를 맸고 머리는 가르마를 타 정돈한 모습이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법정 안은 고요했다다. 이 부장판사가 징역 23년을 선고할 때는 방청석에서 작은 탄식이 나왔다. 법정 방호원들이 "방청인들 모두 퇴정해달라"고 안내하자 방청객들은 한 전 총리가 있는 곳을 뒤돌아보며 느린 걸음으로 퇴정했다. 이날 417호 대법정의 방청석은 취재진을 비롯해 10대부터 장년층까지의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 채워졌다.
재판부는 이날 본격적인 선고공판 진행에 앞서 법정 질서에 대해 안내했다. 이 부장판사는 "법원조직법에 따라 재판장 명령을 위반하거나 폭언·소란으로 심리를 방해하거나 재판의 위신을 현저히 훼손한 자는 20일 이내 감치 또는 100만원 이하 벌금이 명령된다"며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협조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이혜수 기자 esc@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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