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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 6천평 중국대사관 신축 승인…이달 중-영 정상회담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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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 6천평 중국대사관 신축 승인…이달 중-영 정상회담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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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족 및 홍콩 인권 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영국 런던에서 영국 정부가 초대형 중국 대사관 건립 승인을 한 것에 대해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위구르족 및 홍콩 인권 단체 관계자들이 20일 영국 런던에서 영국 정부가 초대형 중국 대사관 건립 승인을 한 것에 대해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자국 내 거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런던 한복판에 초대형 중국 대사관 신축 계획을 승인했다.



20일(현지시각) 영국 비비시(BBC) 등은 스티브 리드 주택지역사회부 장관이 런던 옛 왕립조폐국(로열 민트 코트) 2만㎡ (약 6050평)부지에 주영국 중국 대사관을 건립하는 계획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비비시는 유럽에서 이런 종류로는 최대 규모인 “메가 대사관”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이 결정이 외교 일정을 고려한 것임을 인정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달 안으로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총리의 중국 방문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중국은 대사관 건립 문제를 영국과의 관계에서 핵심 사안으로 여겨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4년 8월 스타머 총리와의 첫 정상간 통화에서 이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중국과 각을 세웠던 전 정부 입장에서 벗어나 실용주의를 지향하며 경제 협력 등의 기회를 찾고 있다.



건립 승인은 부지 매입 8년만에 이뤄졌다. 중국은 런던을 상징하는 타워브리지 맞은편에 있는 도심 한복판 땅을 2018년 2억5500만파운드(5038억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이후 영국에서 새 대사관이 중국의 첩보 활동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 여론이 일었고, 영국 당국은 건축 승인을 미뤄왔다. 영국 정치인들은 중국 대사관 부지가 금융 중심지 인근에 위치하고, 부지 아래 도심을 통과하는 광케이블이 매설되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안보 우려를 제기해 왔다.



영국 당국은 반대 주장을 일축했다. 리드 장관은 대사관 건립 계획을 경찰 및 정보기관과 검토했지만 “국가 안보 책임 기관 가운데 어느 곳도 케이블 인접성 등을 이유로 우려를 제기하거나 (건립) 제안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새 중국 대사관이 세워지면 기존 7곳의 (중국) 외교 공관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고, 영국 보안국(MI5)은 이 점이 오히려 감시를 쉽게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당은 정부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제1야당인 보수당의 프리티 파텔 예비내각 외부장관은 “수치스러운 슈퍼 대사관 항복”이라며 “그(시진핑 주석)가 원하는 것, 즉 수도 한복판의 거대한 스파이 허브를 내줬다”고 비난했다. 영국 총리실은 중국 대사관 건립을 반대하는 이들을 향해 “순진하거나 무책임한 고립주의자들”이라며 “대사관은 국제 외교 관계의 정상적인 구성 요소”라고 강조했다. 부지 인근 시민들은 대사관 건립을 막기 위해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어 완공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문가는 중국 대사관 건립 승인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영국 정부가 보내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왕한이 상하이외국어대 중국·영국 문화교류센터 연구원은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과도한 안보 논리보다 실용적·이성적 외교가 승리를 거둔 사례”라며 “스타머 총리의 중국 방문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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