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간담회…"쿠팡 조사 상당히 진행, 불법 요소도 상당해"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개인정보보호위원회 |
쿠팡 해킹 개인정보유출 사고를 조사중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불법적 요소가 상당히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21일 신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쿠팡 해킹 사고와 관련해 조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며 "현재 조사 결과로는 회원과 비회원 정보를 모두 포함해 3000만명 이상, 플러스 알파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정보유출 사고를 두 차례 신고했다. 1차 신고는 4400명, 2차 신고는 3000명이었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서 실제 유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배송지 입력 구조상 한 사람의 주문에도 여러 사람의 개인정보가 함께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사고 이후 대응도 문제로 지적했다. '유출'을 '노출'로 표현해 축소 공지했고, 불법 접근에 책임지지 않는다는 약관도 시정 권고 대상이 됐다. '셀프 조사' 결과를 직접 발표한 것도 문제였다. 송 위원장은 "자체 조사 결과를 공지하면서 국민에게 잘못된 인식을 줄 우려가 있어 해당 공지도 중단하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보상과 관련 송 위원장은 "정보주체가 실질적 피해 보상이라고 인식할 수 있을 정도라면 과징금 처분 시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형식적인 보상이 아니라 실제 회복이 이뤄졌는지가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쿠팡 사건 조사에는 개인정보위의 베테랑급 조사관 14명이 투입됐다. 송 위원장은 "인력을 늘린다고 속도가 비례해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쿠팡이 충분히 협조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쿠팡이 자료를 삭제한 정황도 있었다. 개인정보위는 이를 계기로 조사권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신사 유출 사고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SKT가 과징금 1348억원에 불복 소송을 낸 데 대해 송 위원장은 "법적 검토를 거쳐 산정한 처분이기 때문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당이득이 없으니 과징금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며 "개인정보를 대규모로 보유·활용하는 기업이 이를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KT의 과징금 감경 논란과 관련해서는 "기존 처분은 철저한 법적 검토를 거친 것"이라면서도 "소송 과정에서 추가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 생길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KT 과징금 처분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실질 피해가 발생한 점과 유출 범위가 좁다는 점을 모두 고려해 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불법 가능성이 크면 모두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송 위원장은 개인정보보호 제도 전반의 방향은 '사전 예방'으로 전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후 제재 중심의 보호 체계는 한계가 있다"며 "AI 환경에서는 한 번의 관리 실패가 단기간에 대규모 피해로 번질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중대·반복 위반에 대해서는 전체 매출의 최대 10%까지 부과하는 징벌적 과징금 특례 도입을 추진 중이다. 반대로 선제적으로 보호 조치를 이행한 기업에는 과징금 감경 등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책임 구조도 바꾼다. CEO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 책임을 명확히 하고, CPO 권한 강화와 지정 신고제 도입을 포함한 법 개정을 추진한다. 피해자에 대한 구제 제도도 손본다.
개인정보위 조직과 인프라도 예방 중심으로 재편한다. 사전 예방 전담 부서를 신설했고, 포렌식 센터를 운영 중이다. 올해는 기술분석 센터를 구축해 사전 점검 기능을 강화한다.
AI 시대 대응도 강조했다. 가명정보 원스톱 지원, 개인정보 이노베이션 존, 공공 AX 혁신지원 헬프데스크를 통해 공공과 민간의 안전한 AI 전환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송 위원장은 "개인정보 보호는 사후 처벌이 아니라, 사고가 나지 않도록 만드는 구조가 핵심"이라며 "쿠팡, 통신사 사고를 계기로 기업들이 개인정보 보호를 선택이 아니라 경영의 기본 조건으로 받아들이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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