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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구두개입'으로 환율 잡고, 부동산·재정은 '신중론'

머니투데이 최민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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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구두개입'으로 환율 잡고, 부동산·재정은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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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을 받고 있다. 2026.01.21.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을 받고 있다. 2026.01.21.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낸 올해 경제 운용 구상은 '적극적 시장 관리'와 '현실적 재정 운용'의 조화로 요약된다. 환율 급등 국면에서는 이례적인 구두개입성 발언으로 시장 심리를 직접 다잡는 승부수를 던진 반면, 부동산 세제와 문화·예술 분야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서는 원칙적 신중론을 유지했다.

가장 먼저 화두에 오른 경제 정책은 환율이다. 이 대통령은 "관련 책임 당국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한두 달 뒤에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직접 환율 수준과 향후 전망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사실상 외환시장에 대한 구두개입이다.

환율 급등이 실물경제 전반으로 번지기 전에 시장 심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원화 가치 하락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수입 물가 상승이 내수와 체감 경기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일본의 환율도 언급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에 연동되는데 일본에 비하면 우리 원화 가치의 평가 절하는 상대적으로 덜 됐다"며 "일본 기준에 맞추면 우리 환율은 1600원 정도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그래도 잘 견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별한 대책이 있다면 이미 했을 것"이라며 "(환율은)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현상이 아니어서 우리 정책만으로 쉽게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급격한 환율 변동성엔 적극 개입하겠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나 엔저 같은 흐름은 감안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대통령 발언 직후 외환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480원을 웃돌았으나 발언 이후 내림세로 전환해 1460원대 후반까지 밀렸다. 대통령의 구두개입이 단기적으로 외환시장 불안을 다소 진정시킨 셈이다. 다만 앞서 외환당국과 미국 재무부의 구두개입이 뚜렷한 효과를 내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환율 추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세제는 '마지막 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으로서는 세제를 통해 부동산 정책을 하는 방안은 깊이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종합부동산세와 보유세 등 증세 카드를 당분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세금은 국가 재정 수단인데 이를 규제 수단으로 전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세제 활용 가능성을 닫진 않았다. 이 대통령은 "필요한 상황이 됐는데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쓰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선을 벗어나 사회적 문제가 되는 단계라면 세제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의 무게중심은 수도권 집중 완화와 공급 확대, 투기 수요 규제에 두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정상적인 수요는 보호해야 하지만 투기적 수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추가 규제 가능성도 열어뒀다.

재정 운용과 관련해서도 확장 재정 기조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무차별적 재정 확대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문화·예술 분야 추경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 "문화 기반의 성장을 얘기하는 마당에 추경의 기회가 있다면 문화·예술 분야 지원을 좀 늘려야겠다고 했더니 추경을 한다고 소문이 났다"며 "몇조원, 몇십조원씩 적자 국채를 발행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세원에 여유가 생기고 추경을 할 기회가 생기면 문화·예술 분야 지원을 집중적으로 늘리겠다는 취지"라며 조건부·선별적 재정 투입 방침을 밝혔다. 확장 재정 기조는 유지하되 시기와 대상은 까다롭게 고르겠단 방침이다. "겉은 화려한데 뿌리가 썩고 있다"는 표현을 쓰며 문화·콘텐츠 산업의 기반 약화를 우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김온유 기자 on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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