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는 2억원대 오디오가 등장하고 백화점에는 한정판 초고가 위스키가 출시되는 등 '프리미엄 경쟁'이 한창이다.
실제 구매 여부와 상관 없이 초기 화제성을 선점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선물 시장의 키워드는 '양극화'다. 특히 편의점 업계가 프리미엄 판촉에 적극적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이번 설을 맞아 2억6040만원에 달하는 '오디오벡터 네트워크 오디오 패키지'와 1억3900만원 상당의 오디오 세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겨냥한 금 관련 제품도 쏟아지고 있다. CU는 99만원대 순금바를, GS25는 1010만원 상당의 붉은 말 골드바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역시 금 관련 상품군을 강화했다.
명절 프리미엄 선물 인기 상품인 주류 부문도 초고가·한정판 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전 세계 20병 한정판인 '아벨라워 50년'을 롯데백화점을 통해 국내 최초 공개한다.
골든블루 인터내셔널은 국내 383병 특별 기획된 '카발란 솔리스트 마데이라 케스크' 한정판을 내놨다. CU 역시 1억2000만원짜리 '맥켈란 호라이즌'을 필두로 고연산 제품군을 예년보다 대폭 강화했다. 백화점과 마트 업계도 초고급 한우 세트, 프리미엄 오일 선물 세트 출시 등 하이엔드 수요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고물가 시대에 역설적으로 프리미엄 상품에 집중하는 이유는 화제성 때문이다.
명절 선물 세트는 미리 재고를 대량 확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예약 주문 후 배송하는 형태가 주를 이뤄 본사의 재고 부담이 적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이 실제 판매되지 않더라도 초고가 상품이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집객 효과와 이슈 몰이 효과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소비 양극화에 따른 선택적 소비 경향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경험 및 과시 소비와 가성비 소비가 공존하는 구조로 정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추석 당시 CU에서 출시한 7500만원짜리 위스키가 판매로 이어지며 이러한 수요를 증명하기도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양극화 기조가 뚜렷해짐에 따라 명절 선물 세트 시장 역시 극과 극 경향이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상향 평준화되는 선물 가격이 전체적인 명절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명절은 가격 민감도가 낮아지고 선물의 의미를 더 중시하는 시기라 고가 소비가 발생하기 쉽다"면서도 "체면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나타나며 중산층의 심리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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